“코로나19로 고혈압약 끊거나 바꿀 필요 없다”

국민일보

“코로나19로 고혈압약 끊거나 바꿀 필요 없다”

“기존 약 증상 악화 시킨다” 주장 추가 연구 결과 안전성 우려 불식

입력 2020-05-19 04:06

국내에서 쓰이는 고혈압약의 약 45%를 차지하는 두 가지 성분의 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약 처방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돼 파장이 일었다. 이 약을 처방하는 의사와 쓰는 환자 모두 약을 바꿔야 할지 말지 큰 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추가 임상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안전성 우려는 불식되고 있는 모양새다.

결론부터 말하면 코로나19 우려로 현재 사용 중인 혈압약을 끊거나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도 “고혈압 약 사용으로 얻는 이득이 중단 및 변경에 따른 위험 보다 크다”며 지속 복용을 권고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의 뾰족한 스파이크단백질이 인체 세포의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와 결합해 감염이 이뤄진다. 그런데 국내 처방 고혈압 치료제 중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가 43.3%,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ACEI)가 1.9%를 차지한다. 이 두 약제가 폐나 심장 등에서 ACE효소의 발현 농도를 증가시키는 만큼 코로나19 감염과 증상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상하이 자오통의대 연구팀이 476명의 코로나19 환자 대상 대조 임상시험결과 ACE계열 고혈압약을 중단한 환자가 복용한 환자보다 악화될 확률이 더 높게 나왔다. 후베이 의대와 중국남부기술과학대의 연구도 ACE계열 고혈압약이 코로나19의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놨다.

세계심장학회와 미국심장학회, 유럽심장학회 등도 ACE계열 약 처방 유지를 당부하고 나섰다. 고혈압학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임상 결과만으로도 ARB와 ACEI 처방을 유지해야 한다는 권고의 근거로 충분하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관찰연구 결과만 공개돼 일부분 한계가 있다. 이 달 중 나올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실험 결과가 발표되면 보다 확실하게 논란이 정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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