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시즌엔 전략 다각화해 완성도 높은 팀 만들고 싶다”

국민일보

“서머 시즌엔 전략 다각화해 완성도 높은 팀 만들고 싶다”

[게이머를 만나다] 강동훈 감독

입력 2020-05-22 08:00
KT 스포츠단 산하 프로게임단 ‘KT 롤스터’의 코치진이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연습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최승민 코치, 강동훈 감독, 최천주 코치. 윤성호 기자

강동훈(38) 감독은 e스포츠 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그는 2010년 ‘인크레더블 미라클(IM)’ 팀을 창단해 ‘스타크래프트2’ 종목 선수들을 발굴, 육성해왔다. 그러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세계 e스포츠의 주류로 급부상하자 LoL 종목으로 영역을 넓혔다. 지금까지 국내 LoL 프로 대회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드는 등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IM의 후신 격인 ‘킹존 드래곤X’를 떠나 KT 스포츠단 산하 프로게임단인 ‘KT 롤스터’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10년 만의 새 도전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진행된 2020 LCK 스프링 시즌에서 10개 팀 중 5위에 올랐다.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개막 경기였던 젠지전부터 무려 5경기를 연속으로 패해 순위표 밑바닥을 찍었다. 이후 8연승에 성공하면서 포스트시즌행 막차에 탑승했다.

국민일보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KT 선수단 숙소에서 강 감독을 만났다. 강 감독은 “아쉬움과 만족이 공존했던 시즌”으로 지난 봄을 평가했다. 그는 “스프링 시즌의 우리는 잘할 때와 못할 때가 극명하게 나뉜 ‘도깨비 팀’이었다”고 시즌을 복기했다. 그러면서 “1등 팀을 이겼지만, 꼴찌 팀에 지기도 했다. 저점과 고점의 간극이 크다는 건 실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우리의 평균적인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감독은 연패 때문에 팀원 간 신뢰가 무너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과 계약서를 쓸 때부터 ‘얼마나 잘하건 신뢰 관계를 망가트리는 선수는 과감하게 쳐내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강 감독은 선수가 다른 팀원에게 피드백하는 것도 금지시켰다. 선수 간에 할 말이 있다면 코치진을 거치게끔 원칙을 세웠다. 선수가 ‘남 탓’을 하게 되는 상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피드백은 코치진의 몫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강 감독은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뿐 아니라 팀의 문화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요즘 최대 관심사는 유망주 육성 사업이다. 강 감독은 지난해 12월쯤 연습실 공사를 끝낸 뒤부터 어린 선수들을 불러 모아 입단 테스트를 보고 있다. 그는 새로운 스타를 키우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가 1, 2년은 연습생 생활을 거쳐야 프로 무대에서 쓸 만해진다. 그것도 재능이 있다는 가정하에 그렇다. 우리는 1·2·3군에 각각 5명씩 배치하는, 15인 스쿼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LoL은 5인이 한 팀을 이루는 종목이다.

아울러 강 감독은 코치진 업무의 세분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 감독은 “축구엔 골키퍼와 수비 코치가 따로 있고 야구엔 주루, 타격 코치가 따로 있다. e스포츠도 그런 식으로 가야 한다”면서 “데이터 전담 코치, 전략 담당 코치 등 더 많은 스태프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 감독은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을 올해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롤드컵은 LoL 프로게이머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전 세계 e스포츠 최대 규모 대회다. 강 감독은 “롤드컵에 제대로 도전해보는 게 목표”라면서 “다가오는 서머 시즌에는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 전략을 다각화해 완성도 높은 팀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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