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앞당긴 ‘로봇’시대…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국민일보

코로나가 앞당긴 ‘로봇’시대…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음식점내 ‘서빙 로봇’ 곧 상용화… 카페선 커피 제작부터 서빙 척척

입력 2020-05-23 04:0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이 하는 수많은 일을 미래에는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영국 연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30년 전 세계 200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세계적으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의학과 과학이 발달한 21세기에도 새로운 전염병 앞에 인간이 얼마나 취약한지 코로나19는 보여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생산, 소비 등 각종 경제활동을 비대면(언택트)으로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로봇에 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도 로봇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해 1000억원 넘는 예산을 투입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페도 ‘로봇 카페’로… 코로나 뉴노멀?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최근 로봇이 커피 제조부터 서빙까지 다 해주는 ‘로봇 카페’가 문을 열었다. 반도체 제조기업인 비전세미콘이 만든 ‘스트랑트’란 이름의 이 카페에서는 손님이 무인 키오스크로 음료를 주문하면 스마트 바리스타 로봇이 커피를 추출하고, 서빙 로봇이 이를 받아서 손님에게 갖다준다. 바리스타 로봇은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50여종의 음료를 만들 수 있고, 서빙 로봇은 손님이 선반에 있는 음료를 집어 들면 메뉴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 카페는 24시간 운영한다. 밤새 운영하더라도 인건비 부담이 없다. 카페를 만든 비전세미콘 측은 올해 안에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에 10개 지점을 연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인이 즐겨 찾는 ‘카페’조차도 이제는 무인화, 비대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카페뿐 아니라 음식점 내에서도 서빙 로봇은 곧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린 뒤 실내에서 음식이나 물품을 배달할 수 있는 배달 로봇 ‘딜리타워’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존에 키오스크 정도였던 비대면 설비는 이제 메뉴 생산과 배송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일자리 위협?… 인간 한계 보완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의 로봇 보급 확대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하지만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로봇은 사람들이 좀처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고령자 돌봄이나 재난 상황에서 인명 수색 등에 투입될 수 있다.

국내 기업 ‘큐라코’가 개발해 현재 실용화되고 있는 배설 보조 로봇은 거동이 힘든 환자의 배변을 돕는 역할을 한다. 큐라코의 이훈상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부친의 뇌졸중 수발을 계기로 이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3년간 장애인이나 노인의 배변, 이동, 식사, 욕창 예방을 돕는 돌봄 로봇 4종을 개발하기로 하고 예산 40억원을 투입했다. 한국의 가파른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이런 로봇들은 상용화만 되면 요양원이나 시니어타운 등으로 급속도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학적으로도 로봇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2012년 개발된 치매 예방 로봇 ‘실벗’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 효과를 인정받아 이미 지난해 기준 서울 강남구, 경기도 수원시 등 전국 25개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 배치됐다. 정부는 뇌 질환 치료용 마이크로로봇과 임플란트 수술 로봇 개발, 외과수술 작업 보조를 위한 보조 로봇 개발 등을 의료 분야 기술개발 과제로 지정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로봇은 때로는 인간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농사와 같은 몸을 쓰는 작업은 물론 군인의 근력을 증강하는 ‘웨어러블 로봇’이 일부 상용화됐다.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용 외골격 로봇과 건설현장 근로자용 골격 로봇, 100m를 7초에 주파 가능한 로봇 슈트 개발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로봇 확대에 드라이브 거는 정부


정부는 올해 총 127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유망 분야의 로봇 기술개발과 로봇 보급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제조업 가운데 로봇 활용이 비교적 미흡한 뿌리산업이나 섬유업계, 식음료 제조업에도 제조 로봇 500대를 보급하고, 돌봄·의료·웨어러블·물류 등 4대 서비스 로봇 분야에도 로봇 1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또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방위사업청, 농촌진흥청, 경찰청 등 다양한 부처에서 필요한 로봇 기술을 예산을 들여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해수부는 수중 건설 로봇 개발에 올해 50억원을 지원하고 있고, 방사청은 착용형 근력증강 로봇의 성능시험과 시범운용에 39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2일 “코로나19 사태로 로봇에 대한 다양한 활용 논의가 활발해졌다. 로봇을 활용해 신시장 창출과 기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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