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도 끄덕없는 게임 산업, 정부가 육성한다

국민일보

불경기에도 끄덕없는 게임 산업, 정부가 육성한다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 발표

입력 2020-05-22 06:01
게임을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한 가운데 정부는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한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오른쪽)과 지난해 11월 열린 ‘지스타 2019’ 전시장 모습. 문체부·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정부가 게임 산업 육성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월 14년 만에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낡은 틀에 갇혀있던 게임 산업을 쇄신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공표했다. 정부 주도의 게임산업 진흥 계획을 지켜본 업계는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실천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 7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게임산업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인프라를 구축하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한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박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올해 1분기 세계 모바일게임 이용시간이 20%가량 증가한 사례를 들며 ‘불경기에도 끄떡없는(Recession-proof) 산업’으로 게임을 높이 평가했다.

정부는 게임산업이 정보기술(IT)산업을 선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장기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4대 핵심 전략과 16개 역점 추진과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종 낡은 규제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겠다고 천명했다. 등급분류 관련 불필요한 심의를 줄이고 웹보드게임에 대한 하루 손실한도 제한 규정을 철폐하는 내용이 이번 종합계획에 담겼다.

이에 반해 확률형 아이템은 규제의 틀에 넣는다. 확률형 아이템의 극도로 낮은 뽑기 확률이 게임 이용자의 불신을 쌓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자율규제를 해온 업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각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한 뒤 세부 시행 방안을 올해 내 공개할 방침이다.

19일 문체부가 발표한 콘텐츠산업 통계조사를 보면 게임 산업은 2018년 기준 64억1149만 달러(약 7조8604억원)의 수출액을 달성하며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의 66.7%를 책임졌다. 국내에는 총 1만3357개의 게임 관련 사업체가 있고 8만5000여명이 해당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총 매출액은 14조2902억원에 달한다. 문체부는 이번 종합계획을 통한 직·간접적 효과와 게임시장의 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2024년까지 일자리 10만2000개, 매출액 19조9000억원, 수출액 11조5000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번 종합계획에 대해 “그동안 게임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제도개선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현장과의 소통을 중시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효성에서 의문을 드러내는 시선도 있다. 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문체부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건 다 집어 넣었다고 보면 된다”면서 “내용들이 표피적이다. 실천력이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게임 부양 정책은 게임에 대한 인식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게임은 10년 전만 해도 공부를 방해하고 멀쩡한 일반인을 폐인으로 만드는 요인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게임 이용자가 10대에서 50대까지 넓게 분포하면서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도 사뭇 달라졌다. 급기야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질병코드를 등재하자 국내에서는 반발이 커졌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닌텐도 ‘동물의 숲’ 사례에서 보듯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마음의 위로를 받는 시대가 됐다. 게임이 유희, 문화 도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가 있음이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윤태진 연세대 교수는 “사람들이 비대면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디지털 환경 속의 즐거움을 ‘가짜’가 아닌 ‘다른 종류의 즐거움’임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게임의 일상화, 그리고 일상의 게임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저항감이 적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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