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비닐봉지 2개에 현금 2억… 한명숙 사건 대체 뭐길래

국민일보

검은색 비닐봉지 2개에 현금 2억… 한명숙 사건 대체 뭐길래

대법관 전원일치 유죄 판결

입력 2020-05-21 00:32
한명숙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여권에서 검찰과 법원에 재조사를 촉구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은 이른바 ‘한명숙 2차 사건’으로 불린다. 한 전 총리는 2009년 1차 뇌물 사건에서는 2006년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5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1차 사건은 1~3심 모두 무죄였다.

검찰은 2010년 4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2차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9월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7월 불구속 기소됐다. 한 전 대표는 검찰 단계에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2010년 12월 1심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1심은 한 전 대표의 검찰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1심을 뒤집고 한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 전 대표 진술 외에도 객관적 증거들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세 차례에 걸쳐 9억원을 마련했고, 여행용 가방에 돈을 담아 운반했다. 한신건영 경리부장 정모씨는 한 전 대표 지시를 받아 자금을 조성했다. 정씨는 “회사 회계장부에 ‘한’이라고 적힌 지급 내역이 있었다. 한 전 대표는 이를 ‘의원님’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결정적 증거는 한신건영 자회사 명의의 자기앞수표 1억원을 한 전 총리의 동생이 사용한 것이었다. 한 전 총리 동생은 2009년 2월 아파트 전세금으로 집주인에게 1억8900만원을 건넸는데 여기에 해당 수표가 섞여 있었다. 또 2008년 2월 한 전 총리는 한신건영 부도 충격으로 입원했던 한 전 대표를 병문안했다. 이후 한 전 총리 보좌관은 한 전 대표에게 전화해 “2억원이 준비됐으니 가져가라”고 말했다. 보좌관은 검은색 비닐봉지 2개에 담긴 현금 2억원을 한 전 대표 운전기사에게 건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년 8월 한 전 총리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정치자금 6억원에 관해서는 대법관 13명 중 5명이 한 전 대표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 의견을 냈다. 다만 3억원 수수와 관련해서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있다”며 전원일치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한 전 총리 동생이 수표를 사용한 것과 2억원을 반환한 정황이 주요 근거였다.

“국가권력 범죄” “수사 관행 문제 심각”… 일제히 檢 때리기
여당의 ‘한명숙 구하기’… 대법 전원합의체 ‘유죄판결’ 흔드나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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