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것은 선택 아닌 피조물의 의무이자 특권

국민일보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것은 선택 아닌 피조물의 의무이자 특권

류응렬 목사의 창세기 산책 <3>

입력 2020-05-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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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응렬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목사가 지난해 11월 미국 버지니아 센터빌에 위치한 교회에서 세례자에게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확립했던 세기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7). 그는 물리학 천문학 수학 분야에 탁월한 성과를 올려 근대 과학 성립의 최고 공로자로 꼽힙니다.

뉴턴이 우주를 연구하면서 태양계의 모형을 정교하게 만들던 때였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과 자전을 하며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무신론자 친구가 감탄합니다. “자네는 역시 최고의 과학자군. 이처럼 정교하게 태양계를 만들다니.” 그러자 뉴턴이 말했습니다. “아닐세, 그냥 만들어진 거지.” “무슨 말인가, 그냥 만들어질 리가 있는가.” 뉴턴이 조용히 말합니다. “자네는 태양계 모형 하나도 누군가 만들었다고 믿는 사람이 어찌 저 끝없는 우주는 그냥 생겨났다고 믿는가.”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세상은 놀랍도록 빠르게 변화하지만, 우리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인간은 숱한 도전 끝에 우주의 질서를 발견할 뿐, 그 질서를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인간은 모기 한 마리도 만들지 못합니다. 오직 자연의 질서와 섭리를 발견하고 감탄할 뿐입니다.

성경의 첫 시작은 명확하게 선언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그리고 히브리서 기자는 이를 찬양합니다. “집마다 지은 이가 있으니 만물을 지으신 이는 하나님이시라.”(히 3:4)

성경은 만물의 창조자가 하나님이라고 선포합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일에 생명을 던져야 할 피조물의 의무이자 특권입니다. 유한한 피조물에게 무한한 창조주 하나님은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감탄의 대상이어야 합니다. 창세기 1장은 모든 존재의 시작을 알리는 장엄한 서곡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을 만나야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됩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한마디는 세상 만물의 존재와 모든 인류 역사의 출발을 보여 주는 위대한 선포입니다. 히브리어로 읽으면 ‘베레쉬트 바라 엘로힘 에트 하샤마임 베에트 하아레츠’가 됩니다.

여기서 특히 히브리어의 두 단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첫 번째는 ‘엘로힘’입니다. ‘엘로힘’에서 ‘엘’은 하나님을 뜻하고, ‘힘’은 복수접미사 ‘임’이 붙은 것입니다. 복수접미사는 하나님의 권능과 위엄을 강조하는 단어라고 볼 수 있고, 삼위일체 되신 하나님의 속성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대할 때마다 하나님의 위엄과 권능 앞에 경외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뜻으로 쓰인 단어 ‘바라’도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께만 사용되며, 특히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부터,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할 때 쓰는 용어입니다. 라틴어로는 이런 창조를 ‘크레아티오 엑스 니힐로’(creatio ex nihilo,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의 창조)라고 표현합니다.

창조라는 단어에는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과 지혜, 그리고 하나님의 초월성과 불변성이 내포돼 있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기 때문에 모든 피조물은 완전한 상태와 불변의 가치를 지닙니다. 창세기의 첫마디는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와 행위를 선포함으로써 읽는 사람의 마땅한 반응을 요구합니다.

하나님이나 창조라는 단어를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위대한 선포의 대상인 전능하신 하나님을 경험하고 경외하는 일은 더욱 중요합니다. 감히 몇 초 동안 쳐다보기도 힘든 태양도 만드시고, 셀 수 없는 수천억의 별들을 만드시고,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을 만드신 것도 하나님입니다. 창세기의 첫 구절에서 설렘과 경외심이 가슴 속에 일어나고 떨림과 감동의 물결이 일어나는 것, 이것이 성경을 읽는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창조의 순서

하나님의 창조는 완벽한 계획과 질서를 보여 줍니다. 창조의 구조를 살펴보면 첫째 날과 넷째 날, 둘째 날과 다섯째 날, 그리고 셋째 날과 여섯째 날이 대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첫째 날에 빛을 만드신 하나님은 넷째 날에 빛과 관계되는 해와 달 그리고 별들을 만드셨습니다. 둘째 날에 하늘과 궁창을 만드시고 다섯째 날에 조류와 어류를 만드셨습니다. 셋째 날에 바다 땅 식물을 만드시고 여섯째 날에 동물과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먼저 건물의 뼈대를 세운 다음 그 안에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는 모습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가 무작위로 행해진 것이 아니라 일정한 질서와 규모를 지닌 것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 세밀하게 실행된 창조였습니다.

본문에는 ‘종류대로’라는 말이 5번 사용됐고 1장 전체에서 10번이나 사용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세밀한 관심을 갖고 세상을 창조하셨으며,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 하나씩 지으셨습니다. 우리나라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동물만 하더라도 1800여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파충류도 8000종이 넘습니다.

역사를 거쳐 오면서 많은 변이도 있었겠지만, 수많은 종을 철저한 계획에 따라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원대하면서도 세심합니다. 태평양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헤아리시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