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이태원 클럽의 사실과 진실

국민일보

[빛과 소금] 이태원 클럽의 사실과 진실

윤중식 종교기획부장

입력 2020-05-23 04:02

최근 국민일보가 단독 보도한 ‘이태원 게이클럽’ 논란이 뜨겁다. 지난 7일 오전 7시22분 국민일보는 ‘(단독) 이태원 게이클럽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송했다. 이 기사는 전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질병관리본부 등이 밝힌 ‘용인 66번 확진자’에 대한 보도였다.

부제는 ‘방문한 클럽, 주점 등 이용자 2000명 규모, 지역사회 2차 감염 우려’였다. 파문은 상당히 컸다. 온·오프라인 1000여곳의 언론과 외신들도 기사를 받았다. 기사 제목에 ‘게이클럽’을 명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 방역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런데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의미조차 불분명한 ‘동성애 혐오’를 앞세워 ‘사실’을 아예 외면하는 것이 언론의 진정한 사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기자가 ‘게이클럽’이라고 적시한 것은 사실(팩트)을 보도한 것이다. 일반 국민이 이해하고 있는 수준을 벗어난 기사가 아니다. 사회통념이나 기타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보도도 아니다. 그런데 일부 매체와 동성애 옹호 단체는 ‘코로나19마저 악용, 성소수자 혐오를 멈춰라’ 등을 주장하며 동성애자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다.

‘게이(gay)’는 원래 명랑한, 쾌활한 등의 긍정적인 뜻을 가진 단어다. 1960년대 미국 성소수자들이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긍정하기 위해 사용했다. 그런데 국내에선 동성애자에게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라며 사용하지 못하도록 못 박고 있다. 2011년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든 ‘인권보도준칙’ 때문이다.

이 준칙은 ‘언론은 성적 소수자에 대해 호기심이나 배척의 시선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언론은 성적 소수자를 특정 질환이나 사회병리 현상과 연결 짓지 않는다’는 규정을 둬 언론 보도를 규제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 침해이고 과잉 통제가 아닐까.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정부나 질병관리본부, 각 언론은 장소와 특정 단체(교회 포함) 동선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보도해 왔다. 동선을 밝히지 않고 싶어하는 개인의 권리보다 국민 건강, 사회질서, 안전이 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유독 동성애자(단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려 하는지 의문이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객관적인 사실 보도는 국민의 알권리이고, 공익 보도이다. 이것은 혐오나 차별이 아니라 동성애자를 보건상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일이다. 동성애자 활동 패턴을 알아야 제대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특정 세력에 의해 언론의 자유가 억압되면 언제든지 신천지 대구집단과 같은 초대형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각별히 명심해야 한다.

많은 교계 지도자들이 종교시설처럼 일부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당국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터지고 말았다.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공포에 떨고 있는데, 멀리 제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수천 명이 서울 이태원으로 몰려들었다. 이 시국에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고 클럽, ‘술벙개’ 주점 등 밀폐 공간에서 머문 게 문제인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지난 12일부터 ‘게이클럽을 게이클럽이라고 진실을 보도하게 해주세요’라는 청원(21일 현재 3만2000여명)이 진행 중이다. 청원인은 “인권보도 준칙이 진실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억압하고 있다. 동성애자들은 특권층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에 있어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을 올렸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다수 국민의 생각과 정서와 한참 동떨어진 ‘동성애 옹호’가 과연 진정한 ‘인권’인가. 가정의 소중함과 부부 사랑의 가치관을 소중히 여기는 국민에겐 의문이 들 뿐이다.

윤중식 종교기획부장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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