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고진영 vs ‘장타’ 박성현… 누가 웃을까

국민일보

‘정밀’ 고진영 vs ‘장타’ 박성현… 누가 웃을까

입력 2020-05-22 04:07 수정 2020-05-22 04:07
고진영. AP뉴시스
박성현. AP뉴시스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 여자골프 투톱 간 맞대결, 미리 보는 도쿄올림픽 본선 최종 4라운드, 정교한 아이언샷을 가진 ‘방패’와 호쾌한 장타를 뽐내는 ‘창’의 충돌. 이쯤 되면 ‘세기의 대결’로 표현해 부족함이 없다. 2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펼쳐지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과 3위 박성현(27)의 현대카드 슈퍼매치 얘기다.

두 선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두 살 많은 박성현이 2017년 LPGA 투어로 데뷔해 고진영보다 1년 먼저 길을 텄다. 두 선수 모두 LPGA 투어 최고 영예인 ‘올해의 선수상’과 생애 한 번의 수상 기회만 돌아오는 신인왕 타이틀을 나란히 보유하고 있다. 박성현은 투어 통산 7승, 고진영은 6승을 수확했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사이좋게 2차례씩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이제 고진영과 박성현을 빼면 LPGA 투어를 설명할 길이 없다. 정규 투어가 아닌 단일 경기로서 두 선수의 맞대결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 그야말로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창’ 박성현의 강점은 세계 최강 한국도 미국을 넘어서지 못하는 장타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시즌 LPGA 투어 성적을 보면, 박성현은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75.55야드로 6위에 있다. 상승세가 한풀 꺾인 시즌이었지만 장타에서만은 투어 내 상위권 기량을 유지했다. 이에 비해 고진영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258.08로 측정돼 투어 76위에 머물렀다.

정교함을 논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진영의 아이언샷과 퍼트는 창에 맞선 ‘방패’다. 고진영의 그린적중률은 투어에서 가장 높은 79.56%로 측정돼 있다. 아이언샷의 정교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진영은 온그린에서 평균 1.75개의 퍼트로 홀을 마무리한다. 그렇게 라운드당 평균 타수 69.06타를 기록해 지난 시즌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박성현의 지난 시즌 그린적중률(75.53%)은 7위, 평균 타수(69.70타)는 5위였다.

다만 이들 기록은 모두 지난해의 것이다. 고진영과 박성현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중단된 2020시즌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몸 상태 조절을 위해 투어 출전을 미룬 탓이다. 실전 감각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성현은 세계 프로골프 투어에서 가장 빠르게 개막한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챔피언십에 출전했지만, 지난 15일 2라운드에서 컷 탈락했다. 고진영의 경우 LPGA 투어 중단 발표 직후인 지난 3월 15일에 입국해 개인 훈련만 반복할 뿐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고진영은 박성현과 맞대결을 올해 첫 경기로 임하게 됐다.

현대카드 슈퍼매치는 2011년 댄스스포츠 이후 9년 만에 재개된다. 그만큼 고진영과 박성현의 맞대결은 세계 골프계에 작지 않은 관심을 불러 일으킬 흥행카드로 평가된다. 경기는 각 홀마다 상금을 걸고 승리한 선수에게 지급하는 스킨스게임 형태로 진행된다. 추가 상금 1000만원을 획득할 수 있는 챌린지 홀이 재미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총상금 1억원은 선수들이 각각 지정한 곳에 자선기금으로 전달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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