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으로 黨 억대 연봉자 늘려… 21대 국회도 싹이 노랗다

국민일보

[사설] 세금으로 黨 억대 연봉자 늘려… 21대 국회도 싹이 노랗다

입력 2020-05-22 00:03
20대 국회가 임기를 마치면서 21대 국회에 ‘선물’을 안겼다. 여야가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계류 법안들을 무더기 처리하면서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숫자를 늘리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슬쩍 끼워넣어 통과시킨 것이다.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은 당 소속으로 상임위에 배치돼 입법 보조 역할을 하는 자로, 여야가 밥그릇 늘리는 데 짬짜미를 했다는 얘기다.

규칙 개정으로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은 기존 67명에서 77명으로 10명 늘어난다. 증원된 정책연구위원은 1급 1명, 2급 9명으로 이들에게 지급되는 총 연봉이 10억원을 넘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감히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10명의 억대 연봉자를 증원할 엄두를 못냈을 거다.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한다며 온갖 생색은 다 내면서 뒤로는 잇속 챙기기에 한통속인 정치권의 파렴치한 민낯이 드러났다.

정책연구위원은 그럴듯한 직함과 달리 당직자 인사 돌려막기를 위한 위인설관에 불과하다. 하는 일은 별로 없고 정해진 임기도 없어 국회 주변에선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정책연구위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면 사전에 국민에게 그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순서다. 뭔가 구린 구석이 있기에 4년간이나 묵혀 두었던 규칙개정안을 20대 마지막 국회에서 처리한 게 아닌가. 21대 국회에서 처리하면 21대 국회가 욕먹을 것 같으니 20대 국회에 총대를 메게 한 거다.

규칙개정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된 걸 보니 21대 국회도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20대 국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이 벌써부터 앞선다. 20대 국회와 전혀 다른 국회를 만들고 싶다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앞장서 막았어야 옳았다. 정 증원이 필요하다면 처음부터 절차를 다시 밟든가 아니면 당장 원위치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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