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쉼터 프로그램 예산·차량구입비 8050만원 책정해놓고 미집행

국민일보

[단독] 쉼터 프로그램 예산·차량구입비 8050만원 책정해놓고 미집행

공동모금회 제출 보고서도 부실

입력 2020-05-22 04:04 수정 2020-05-22 04:04
사진=연합뉴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가 경기도 안성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매입한 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제출한 보고서도 주먹구구식으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일보가 21일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정산 보고서를 보면 프로그램 진행 재료비 명목으로 4050만원이 책정됐으나 집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대협은 공동모금회 측에 원예치료 등 할머니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쉼터에서 진행했다고 보고했다. 돈을 지출하고도 집행액 항목에는 0으로 기재한 보고서를 올린 것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정대협이 관련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당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수증 처리 등이 미비해 정산 보고서 해당 항목에는 0원으로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기억연대 측은 “현재 검찰의 압수수색과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가 해명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대협은 정산 보고서에 주택 관련 매입 세금 명목으로 3565만5570원, 공사비 3495만5000원, 인테리어 제작비 2937만7500원, 비품비 1107만1050원, 물품구입비로 1436만1700원을 지출했다고 적시했다. 이 수치는 정의연이 지난 17일 배포한 해명 보도자료와 대체로 일치했으나 공사비 금액이 보도자료 수치보다 20만원 더 많이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대협이 쉼터 운영을 위해 차량 구입을 검토했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정산 보고서에는 차량 구입비 명목으로 4000만원이 책정돼 있었다. 액수를 고려하면 할머니들을 실어 나를 승합차를 구입하려는 목적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대협이 운영상 어려움을 들어 쉼터 매각 의사를 밝힌 2016년 9월까지 차량 구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대협이 쉼터를 거주 용도로 사용하려다 계획을 바꿨음을 보여주는 정황도 포착됐다. 정산 보고서를 보면 정대협은 쉼터 관리 및 운영비(난방비·부식비·교통비 등)로 1억2620만원을 책정했으나 실제로 쓴 돈은 988만2030원(7.8%)에 불과했다.

손재호 조성은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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