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집유 도구” 박영수 특검 주장

국민일보

[단독]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집유 도구” 박영수 특검 주장

재판부 기피 재항고이유서 보니

입력 2020-05-22 04:03

박영수특검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재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선고를 위해 만든 제도”라는 재항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장인 정준영 서울고법 형사1부장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이 기각되자 대법원에 재항고한 상태다. 특검은 정 부장판사가 언급한 미국 연방양형위원회의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했다.

특검은 “정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예단을 갖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재판을 진행했다”는 95쪽 분량의 재항고이유서를 지난 18일 대법원에 냈다. 특검은 정 부장판사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려는 ‘노골적인 의사’가 있다고 대법원에 호소했다. 이 부회장이 주장하지도 않은 준법감시제도 도입을 먼저 요구한 점, 미 연방양형기준을 언급한 점 등은 ‘단순한 참고’가 아니라 ‘예단’이라는 것이다.

특검은 정 부장판사가 미국의 ‘기업보호관찰’을 먼저 언급하고 이 부회장으로부터 관련 답변을 제출받은 것을 ‘맞춤형·주문형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법원이 피고인에게 양형 감경사유에 대한 암시를 준 뒤 집행유예 선고의 명분을 제공받은 셈이라는 것이다. 정 부장판사가 지난 1월 “2002년부터 2016년 사이 미국 연방법원은 무려 530개 기업에 대해 실효적 준법감시제도를 명령했다”고 했는데, 이는 사후적 제도이며 해당 통계를 다시 점검한 결과는 513건이었다고 특검은 밝혔다. 같은 기간 준법감시제도의 존재가 양형 감경사유로 적용된 사례는 5건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의 유죄 판단에도 여전히 ‘겁박의 피해자’라 일관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이 지난 1월 “피고인들과 삼성은 과거의 위법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제출한 의견서 속에도 모순이 있다고 특검은 지적했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로부터 겁박을 받은 피해자라면 무엇을 반성한다는 것인지, 업무상 횡령의 피해자인 삼성은 또 무엇을 반성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특검의 첫 기피신청은 지난달 기각됐다. 당시 서울고법은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 결과를 예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의 이혼 소송 당시 제기한 항소심 재판장 기피신청이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진 사례를 재항고이유서에 적었다. 당시 대법원은 법관에게 편파성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평균적 일반인으로서의 당사자 관점’에서 의심을 가질 만하면 기피가 인정된다고 했다.

이경원 구자창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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