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 넘은 민주당의 윤미향 감싸기

국민일보

[사설] 도 넘은 민주당의 윤미향 감싸기

尹 관련 함구령 내린 이대표… 사실확인 먼저라면서 자체 조사는 소극적

입력 2020-05-23 04:0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여러 의혹이 끊이질 않는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 거취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당내에서 제기된 사퇴론을 서둘러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게 당의 입장인 만큼 당내에서 이론이 나오는 것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판단을 한듯하다. 그러나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입단속만 한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윤미향 사태를 대하는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인식이 국민 눈높이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윤 당선인 개인의 부적절한 처신에서 비롯된 의혹 제기를 ‘반민족적’ ‘반역사적’ 행태로 낙인찍는 게 대표적이다. 의혹 제기가 위안부 할머니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나 윤 당선인의 활동을 폄훼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잘못된 오랜 관행을 바로잡는 데 있다는 것을 민주당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윤 당선인의 공로는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일탈 행동의 면죄부는 될 수 없다.

오는 30일이면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다. 그때까지 윤 당선인이 사퇴하지 않는 한 당선인에서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뀐다. 그의 범법 여부는 검찰 수사로 밝혀진다.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행정기관의 감사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윤 당선인 거취 문제는 21대 국회 임기 시작 전에 매듭짓는 게 최선이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 행정기관 감사 결과를 기다릴 게 아니라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윤 당선인이 제출한 서면자료만 보고 “대부분 소명됐다”는 식의 감싸기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 자체 진상조사도 없이 소명됐다고 하면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국민은 없다

윤 당선인은 5·18 40주기 추도식에 이어 초선 의원 의정연찬회에도 불참했다. 본인 주장대로 떳떳하다면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용수 할머니 추가 기자회견에 함께해 입장을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김영춘 의원은 페이스북에 “본인이 인정한 일부 문제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당선인 신분에서 사퇴하고, 원래 운동가로 돌아가 백의종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썼다. 윤 당선인이 이용수 할머니와 자리를 함께할 자신이 없다면 김 의원 권고를 따르는 게 옳다. 민주당도 묻지마식 윤미향 감싸기를 그만두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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