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 저장된 기쁜 일, 슬픈 일… 하나님께 기도로 해결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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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 저장된 기쁜 일, 슬픈 일… 하나님께 기도로 해결 받아야

정광재 목사의 형상회복 <6> 내면의 블랙박스

입력 2020-05-27 00:03 수정 2020-06-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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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재 목사(앞줄 가운데)가 2004년 10월 경기도 고양 정발산동에서 다메섹교회 설립예배 후 교단 관계자들과 함께했다.

요즘 대부분의 자동차에는 블랙박스가 내장돼 있다. 블랙박스에는 실시간 녹화 기능이 있어 주행 중 사고가 났을 때 그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유용한 블랙박스가 우리 내면의 자아에도 내장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인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니 태중에서부터 사건과 문제의 연속이다. 기쁜 일, 슬픈 일, 억울한 일 등 크고 작은 일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많은 일을 겪으면서 각자 환경과 여러 요인에 따라 인격과 성격을 형성한다. 문제는 기억에서조차 잊힌 사건이 내면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내장돼 현재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과거에 겪었던 상처나 문제, 사건을 자신이 감당하기 버거워지면 편견, 고집, 아집 등으로 표출된다. 인격의 견고한 진과 틀을 만든다. 훗날 나쁜 습관과 왜곡된 이미지로 굳어지고 우리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고질적인 습관이나 끊지 못하는 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태도에 대해 그 뿌리를 찾아야 한다. 악습을 끊고 묶임과 눌림에서 자유함을 얻어야 한다.(눅 4:18~19) 이를 위해 내면의 블랙박스를 찾아 하나님의 관점으로 판독하고 해석할 수 있는 은혜가 있어야 한다.

우선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깊은 묵상으로 자신의 잘못된 습관이나 상한 감정, 끊지 못하는 죄, 자유하지 못한 것 등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점검하고 하나씩 하나님 앞에서 말씀과 기도로 해결 받아야 한다.

내면의 블랙박스를 영적으로 판독(추적)해야 한다. 자신에게 허락된 환경은 자신을 세우는 영적 자원이며, 그 안에는 분명한 하나님의 선한 뜻이 있다. 허락하신 사건과 문제를 영적 자원으로 삼아 내면을 단장해 주님의 뜻을 이루고 아름다운 주님의 임재의 처소가 돼야 한다.

어떤 문제가 사명 때문인지, 대적하고 물리쳐야 하는지, 나를 훈련하기 위함인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 다른 어떤 이유 때문인지 기도하며 원인을 찾아야 한다. 성령님의 인도함을 따라 추적해야 한다.

내면의 블랙박스에 저장된 문제를 ‘해독’해야 한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우리 신앙인 자신에게 있다. 이유는 나를 하나님보다 더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신앙은 단순하다. 하나님 사랑 아니면 자기 사랑이다.

우리는 어떤 문제나 사건 앞에 세상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며 누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마태복음 10장 29절에서 주님은 참새 한 마리라도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나 문제를 볼 때 시각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어떤 문제나 어려움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내면의 회복을 위한 영적 자원임을 깨닫게 된다면 내면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늘 하나님의 법을 적용하고 사건이나 문제에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메시지가 있음을 알고 겸손하게 기도로 나아가야 한다.

사건이나 문제는 결국 기도의 자리로 나오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이다. ‘나와 이야기 좀 하자’는 뜻이다. 모든 일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알고 문제 앞에서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하필 나냐’고 원망하거나 따지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사건이니 분명 하나님의 선한 뜻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

하나님은 항상 내 삶에 최상의 것으로 베풀어 주심을 알고 감사하며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내면의 변화에 목적을 두며 하늘의 가치관으로 사는 주님의 신부가 돼야 한다.

하나님의 법은 사랑이다. 사람이 못을 박기 위해 망치를 들어 사용하듯 상대방은 나를 만지시는 하나님의 도구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치기 위해 대부분의 문제를 허락하신다.

하나님은 요셉처럼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비해 주신다. 그리고 거기에 합당한 사람으로 환경과 사람을 동원해 만들어 가신다. 우리는 사건이나 문제를 통해 사랑의 ‘키’를 키워 가야 한다. 사랑은 순종함으로 자라 열매 맺는 것이다.

성령으로 내면을 조명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기도해야 한다. 어떤 문제나 상한 감정 등 모든 것을 아버지께 하소연하듯 모두 고하고 기도해야 한다. 유독 과민 반응하는 내면의 쓴 뿌리를 찾아 제거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 보좌 가까이 가게 될 것이다. 사랑으로 관계가 회복되고 세상 것을 다 버리고 하나님만 사랑하게 돼 말할 수 없는 위로와 평안 안식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이것을 주시기 위해 여러 사건을 통해 우리를 부르신다. 결국, 문제는 변장된 축복이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중보 기도를 해야 한다. 국가와 사회, 단체, 상대방을 위해 마음을 다해 기도해야 한다. 상대는 구레네 사람 시몬처럼 십자가를 같이 지는 동역자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뤄져야 하는 관계이므로 중보 기도는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사랑으로 아름다운 연합을 이룰 때 깊은 영성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 성령께서 인도하는 목회
형제복지원 내 새마음교회서 월요일마다 ‘인민재판’

1980년대 부산 형제복지원 수용자들이 시설 안에서 강제 노동을 하고 있다.

높은 철문과 성곽 같은 담 안의 형제복지원 생활은 철저하게 외부와 단절됐다. 당연히 자유와 인권은 없었다. 새벽 5시면 점호를 받고 아침 식사 전 군가를 부르면서 운동장을 돌며 구보를 했다. 그리고 아침 식사가 시작되는데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식사하기 때문에 5분 안에 밥을 먹어야 했다.

식단은 누런 밀밥에 형편없는 반찬 한두 가지, 멀건 시래깃국 정도였다. 어린 나는 비위가 약해 먹지 못하고 있다가 중대장에게 식판으로 두들겨 맞고 식판을 들고 한 시간 넘게 벌을 선 적이 많았다. 밥을 먹고 나면 소대에 선착순으로 집합을 하는데 늦게 오는 사람은 아침부터 몽둥이로 맞았다.

철공소에서 2층 침대 만드는 작업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됐다. 복지원에 한 사람이라도 더 수용하기 위해 2층 침대를 만들었는데 이를 위해 철공 기술자와 목공 기술자들이 많이 잡혀 왔다. 기술이 있던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복지원 생활을 했다. 내가 속한 철공소대는 50여명의 10대 청소년과 25명의 기술자로 구성돼 있었다.

당시 나를 비롯한 10대 견습공에게는 한 가지 의욕과 경쟁이 있었다. ‘나는 누구의 제자다’라는 자부심을 갖고 작업에 임하는 것이었다. 나의 사부는 양재수라는 분이었다. 나는 그분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작업 중 나오는 간식인 설탕 넣은 빵과 콩국을 먹지 않고 갖다 드리곤 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정신병동용 1층 침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복지원은 정부에서 정신병동에 나오는 지원금을 받으려 애썼다. 그래서 정신병동에 많은 사람을 수용했다. 만들어야 하는 침대 수가 많아지자 작업반장인 소대장은 늘 우리를 재촉했고 박인근 원장이 자주 철공소에 순시를 돌았다.

그래서 밤 11시까지 잔업을 하기 일쑤였고 일은 고되고 힘들었다. 하지만 차라리 그 시간이 좋았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소대의 일상은 기합과 구타의 연속이었는데 이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본 박인근 원장은 섬뜩할 정도로 무서웠다. 늘 검은 가죽장갑을 끼고 다녔다. 본인이 군인, 권투선수 출신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 실제로 가죽장갑을 끼고 원생을 폭행하는 장면도 많이 봤다. 원장에게 맞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일어나지 못하고 쓰러져 있던 사람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복지원 내 새마음교회에는 월요일마다 인민재판이 열렸다. 장로인 박 원장은 3000여명의 복지원 사람들을 불러 모아 탈출하다 잡혀 온 사람들을 앞에 세워 놓고 모욕과 멸시의 말을 3시간 이상 뱉어냈다. 수요일과 주일이 되면 강제로 끌려가 인민재판이 있던 그곳에서 한 사람도 빠짐없이 예배를 드려야 했다.

그때의 고통과 상처 때문일까. 피해자 모임에서 만난 대부분의 복지원생은 지금도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목사인 나는 너무 가슴이 아파 그 영혼을 가슴에 안고 눈물로 기도할 뿐이다.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고 무너지실까.

지금도 교회와 목회자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그 영혼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주님은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은 것을 더 기뻐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마 18:13)

그곳에 들어간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 아버지와 어떤 여자가 복지원에 찾아왔다. 꿈에도 그리던 순간이었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아버지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3년간 나를 빼내 달라고 애원하는 편지를 그토록 많이 썼지만, 한 통밖에 받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아버지가 사귀던 여자친구는 나보고 이모라 부르라고 했다. 나를 데리러 온 이유도 딴 데 있었다. 그 이모의 남동생이 중국집을 하는데 배달원이 없어서 나를 써먹기 위해 왔다고 했다. 기가 막힌 일이었지만, 그렇게 아버지의 도움으로 지옥 같은 형제복지원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정광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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