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올 20억 모금하겠다는 정의연, 피해자 지원엔 2.6% 찔끔 배정

국민일보

[단독] 올 20억 모금하겠다는 정의연, 피해자 지원엔 2.6% 찔끔 배정

美 ‘김복동센터’엔 11억 투입키로… 윤석열 “의혹 신속히 수사” 지시

입력 2020-05-27 04:02
자유대한호국단 등의 단체들이 26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앞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 당선인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최근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채 잠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직접 지원하는 데 인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올해도 ‘피해자 지원사업’에 전체 사업비의 2.6%만 투입하기로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연의 활동에서 정작 피해자들은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가 26일 입수한 행정안전부의 ‘기부금품 모집등록 신청 검토보고(정의기억연대)’ 문서에 따르면 정의연은 지난 2월 17일부터 올해 말까지 총 20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집하겠다는 신청서를 행안부에 제출했다. 모집 목적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인권, 명예 회복 사업’을 위해서라고 적시했다.

그러나 정의연이 함께 제출한 사업비 사용 계획을 보면 위안부 피해자들을 직접 지원하는 데는 사업비의 극히 일부만 투입된다. 피해자 할머니의 정서적 안정사업으로 2000만원, 인권활동지원사업 명목으로 3000만원이 배당됐는데 두 항목을 합해도 5000만원에 불과하다. 모집비용(1억1000만원)을 제외한 총사업비 18억9000만원의 2.6% 수준이다. 이용수 할머니가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지적한 피해자 지원 소홀 문제가 올해도 지속되는 셈이다. 앞서 정의연은 피해자 지원 논란에 대해 “정의연은 피해자의 생활 안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 단체가 아니라 여성 인권운동 단체”라고 해명했었다.

이 할머니가 지난 25일 2차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던 교육사업 역시 정의연의 사업계획에서는 찬밥 신세였다. 정의연은 교육사업에 2000만원, 장학사업에 2000만원을 책정했다. 정의연은 대신 대외협력사업에 기부금 대부분인 총 12억9000만원을 쓰겠다고 했다. 특히 ‘김복동센터’ 사업에만 11억원이 책정돼 있었다. 정의연은 지난해 6월 2억원을 모금해 우간다 굴루 지역에 김복동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이후 정의연은 미국 워싱턴에 김복동센터를 짓는 사업을 다시 추진 중인데, 올해 모금액 대부분이 이 사업에 투입되는 셈이다.

이밖에도 정의연은 ‘남북연대사업’에 1000만원, ‘콩고 우간다 베트남 등 지원’에 5000만원, ‘무력분쟁지역 지원’에 2000만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또 2018년 맥줏집에서 3300만원을 지출해 논란이 일었던 ‘후원의 밤’ 행사를 위해 올해도 3000만원을 지출하겠다고 계획서에서 밝혔다.

정의연의 회계부실, 기부금 전·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이날 정의연의 회계 담당자 A씨를 불러 조사했다. 한경희 사무총장도 동행했다. 검찰은 지난 20~21일 압수수색을 진행한 직후 회계 담당자에게 출석을 요구했었다(국민일보 5월 26일자 3면 참조). 다만 이번 조사에 응한 회계 담당자는 정의연 설립 이후 채용돼 정의연의 전신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관련 조사를 위해 당시 담당자를 따로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관련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 계신 적이 있던 할머니 한 분이 이날 새벽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생존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 중 17명만이 남게 됐다. 고인은 정부에 위안부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주위에는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할머니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를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미향 논란’ 타고… “위안부=사기단” 유튜브 폄훼 확산
침묵하는 윤미향… 檢 수사 대비 개인 계좌·장부 점검 중

정현수 황윤태 최지웅 기자 jukebox@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