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통 골프공이 아닙니다”… 檢, 선대본부장에 전달된 문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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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통 골프공이 아닙니다”… 檢, 선대본부장에 전달된 문자 확보

‘송철호 2000만원 수뢰’ 의혹… 송·김 “전달 못했다는 증거” 주장

입력 2020-05-28 04:01
송철호 울산시장. 국민일보 DB

검찰이 송철호 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 김모(65)씨에 대한 사전뇌물수수 혐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송 시장의 이름을 담기까지는 김씨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문자메시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역 중고차 매매업자 장모(62)씨로부터 “골프공이 보통 골프공이 아닌데 마음을 전달해 달라”는 문자메시지가 김씨에게 도달한 사실이 검찰에 포착된 것이다. 검찰은 결국 장씨가 골프공 박스 4개에 나눠 담은 2000만원이 송 시장에게 건너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송 시장과 김씨 측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장씨가 골프공 박스를 전달하지 못하고 갖고 나왔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보통 골프공이 아니다”는 말은 골프공 박스 안에 현금이 담겨 있다는 설명인데, 박스가 전달됐다면 굳이 그런 설명을 문자메시지로 되풀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돈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신 마음을 전해 달라는 표현을 했다는 주장이다. 2018년 6월 만남에서도 송 시장 측은 “‘다음에 봅시다’ 하면서 일찍 일어섰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5000만원 중 올 들어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는 나머지 3000만원에 대해서도 송 시장 측은 부인하고 있다. 김씨의 동생이 빌렸을 뿐 선거캠프 자금으로 쓰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씨 동생과 장씨 간에 쓰인 차용증이 있다는 사실을 송 시장 측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이 차용증을 압수한 이후 김씨에 대한 출석요구를 했을 때 김씨는 해명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 김씨는 10여 차례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다가 결국 체포영장에 의해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법조계는 송 시장의 추가 기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씨에게 사전뇌물수수 혐의의 구속영장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사전뇌물수수 혐의는 ‘공무원이 될 사람’이 부정 청탁과 함께 돈을 수수할 경우에 적용된다. 검찰은 김씨에게 ‘공무원이 된 공범’이 있는 걸 전제로 피의사실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 송 시장 선거캠프에 흘러간 수상한 현금을 겨냥하면서 최근 재개된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송 시장은 검찰이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한 청와대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 결과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져 있는 피고인 신분이다. 검찰은 울산경찰청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에 대한 무리한 수사, 청와대의 송 시장 선거캠프 공약 조력으로 송 시장이 수혜를 입었다고 봐 왔다.

[단독] 송철호, 골프공 박스에 담긴 2000만원 수뢰 의혹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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