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리즘 빠졌을 때 만난 ‘슬의생’… 연기 갈증 풀었죠”

국민일보

“매너리즘 빠졌을 때 만난 ‘슬의생’… 연기 갈증 풀었죠”

‘다시 신인’ 돋보인 연기 전미도

입력 2020-05-29 08:01
2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연 배우 전미도.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그는 안방극장에서도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다. 비스터스 제공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만 3번. 공연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던 배우 전미도(36)의 도전은 갈증에서 비롯됐다. 탄탄한 팬덤은 티켓 파워로 이어졌고 후배들은 입 모아 “전미도처럼 되고 싶다”고 했지만 매너리즘을 떨치긴 어려웠다. 그래서 다시 ‘신인’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전미도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고자 찾아간 곳은 드라마 오디션장이었다.

‘드라마 신인’ 전미도의 연기가 돋보였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28일 막을 내렸다. 6%대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해 13%를 넘어섰다. 같은 제작진이 만들었던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2018)의 기록을 넘어선 성과였다.

27일 서울 서초구 배우앤베움아트센터에서 만난 전미도는 “공연을 오래 하니 연기 갈증이 생겼고, 그때 마침 오디션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전미도는 연출가인 신원호 PD가 염두에 둔 조건, ‘신인은 아니지만 신선한 배우’ ‘낯설지만 검증된 배우’에 들어맞는 연기자였다. 하지만 드라마 경험이 거의 없던 그를 선택하는 건 모험이었다. 그때 이익준 역을 맡은 배우 조정석이 신 PD를 찾아왔다. 안정원 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도 문을 두드렸다. “전미도와 같이하면 어떨까요”. 두 사람은 모두 전미도처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한 적이 있지만 전미도와 친분은 없었다. 전미도를 캐스팅하자는 제안의 배경이 된 건 오로지 이들의 ‘팬심’이었다. 전미도는 그렇게 채송화가 됐다. 그는 “응원을 많이 받았다”며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고 하더라(웃음). 온 우주가 나를 돕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전미도는 송화만큼이나 맑았다. 그는 “악역도, 갈등도 없었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로서는 잊고 지내던 소소한 일상을 돌아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극 중에서 20년 우정을 쌓아온 5인방을 보며 향수를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역시 드라마를 통해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면서 “송화를 연기하면서 불평이 없어졌다”고도 했다. 전미도는 이런 말을 하면서 드라마에서 양석형(김대명)을 위로하던 장면을 떠올렸다.

“석형이가 집안일로 힘들어 혼자 음악을 듣고 있었어요. 그러다 안대를 벗었는데 눈앞에 친구들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서 있었죠. 화면으로 보니 석형이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힘들 때 옆에 있어 주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친구들. 석형이에게 저희가 위로이지 않았을까요? 드라마의 특징을 함축한 장면 같았어요”.

촬영 현장 분위기는 화면에 포근함으로 묻어났다. 드라마는 제작 환경 개선 취지로 주 1회 방송됐다. 전미도는 “휴식이 보장돼 있었다”며 “드라마 첫 주연을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다음 행보는 다시 무대다. 전미도는 이 드라마의 시즌2 촬영까지 6개월의 휴식기가 주어지자 고민 없이 뮤지컬 ‘어쩌다 해피엔딩’을 택했다. 그는 “나에게 공연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며 “드라마 팬들이 공연을, 공연 팬들이 드라마를 오가며 향유 범위를 넓히는데 좋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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