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 세우는 기준… ‘영웅’ 아닌 ‘순종하는 사람’

국민일보

목자 세우는 기준… ‘영웅’ 아닌 ‘순종하는 사람’

김중식 목사의 세상을 이기는 건강한 교회 <17>

입력 2020-06-0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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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중앙침례교회 청년들이 지난해 10월 경북 포항교도소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부교역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데 정말 중요한 것은 목자를 세우는 일이다. 처음부터 목자를 잘못 세우면 목자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져 오랜 기간 악영향을 미친다. 준비되지 않은 목자는 영혼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데, 의외로 여기서 실수하는 교회가 많다. 빨리 조직을 갖추고 교회 외형을 세우려는 욕심 때문에 준비가 덜 된 사람을 세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생명력이 흐르지 않는 교회가 되고 만다.

건강한 교회에서 ‘마디’인 목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는 일의 성패는 어떤 사람을 목자로 세우느냐에 달려 있다. 목자가 제대로 세워지면 온몸이 서로 연결돼 하나 될 수 있고, 또 목자가 영혼을 제대로 돌봄으로써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진다.

포항중앙침례교회에선 목자를 세우는 14가지 기준이 있다. 첫 번째, 교회의 기본적인 토양인 핵심 철학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다. 이 철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공동체의 마디 역할을 할 수가 없다.

두 번째, 권위에 순종하는 사람이다. 목자가 영적인 권위에 순종하지 않으면 공동체의 하나 됨을 만들 수 없다. 자기 생각이 너무 강해 순종할 때마다 홍역을 치르고 어금니를 깨물어야 겨우 순종이 되는 사람은 목자로 적합지 않다. 교회를 세우는 데는 ‘영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순종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순종이 되는 사람을 목자로 세운다.

세 번째, 공동체에 신앙의 뿌리를 내린 사람이어야 한다. 아직 이곳이 ‘내 땅’이 아닌 사람은 손님이기에 손님에게 공동체를 맡길 순 없다. 그래서 목자는 공동체에 신앙의 뿌리를 내린 사람 중에서 세운다.

네 번째, 기도와 말씀에 충실한 사람이다. 매일 기도를 하지 않고 성경을 묵상하지 않는 사람은 영적으로 패배할 수밖에 없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없다. 그래서 매일 기도하고 성경 읽기와 묵상을 충실히 사는 사람 중 목자를 세운다.

다섯 번째, 생명력이 드러나는 사람이다. 말씀에 순종하고 고난을 감내하며 주님을 따라가는 생명의 힘을 드러내는 것이 목자의 중요한 자격이다.

여섯 번째,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다. 모든 면에서 성실하고 자기 일을 잘해도 리더십이 없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리더십이 없는 사람을 목자로 세우면 자기도 메마르고 목장도 메마른다. 그래서 리더십이 있는지를 평소에 유심히 살피고 그 사람 중에서 준비된 사람을 목자로 세운다.

일곱 번째, 정서가 건강하거나 치유된 사람이다. 대부분 사람은 어느 정도 정서적 왜곡을 갖고 있다. 목자가 될 사람은 정서가 비교적 건강하거나 치유를 경험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사에 부정적 성향이 나타나고 감정 기복이 심하며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지 못하기 때문에 목자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

여덟 번째, 돈에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다. 사람에게 돈은 하나님에 버금갈 정도로 비중이 크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신 성도는 돈에 대해 자유로워야 하고 돈 모으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돈에 인색하다면 아직 신앙이 초보이거나 돈에 대한 한이 풀리지 않는 사람이기에 목자로 적합하지 않다.

아홉 번째, 영혼을 섬기는 일이 인생의 목표여서 그 일에 자신의 인생을 기꺼이 드리는 사람이다. 영혼을 섬기는 일을 부담스러워 하고 시간과 돈 사용을 늘 계산한다면 목자가 돼선 안 된다.

열 번째, 인격적이고 가까이하기 쉬운 사람, 함께 있어서 편안한 사람이다. 이 문제는 기질 정서 신앙과 연관된 문제다. 최고로 대하기 편한 사람은 성령 충만한 사람이다. 성령의 열매가 그것을 말해준다. 목자는 인격적이어야 하고 가까이하기가 쉬워야 하고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이어야 한다. 인격에 모가 많이 나거나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럽고 불편한 사람은 사람을 돕고 섬기기에는 부적합하다.

열한 번째, 이타적인 사람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다. 계산적이고 약삭빨라서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진 이기적인 사람, 다른 사람의 희생을 누리는 사람은 목자가 돼서는 안 된다.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내주는 사람이다. 알면서도 당하고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하면서 이용당하는 사람이 목자다.

열두 번째, 기도 헌금 봉사 가정 사회 신앙 언어생활에서 매사에 본이 되는 사람이다. 목자는 말로 영혼을 섬기고 인도한다. 그래서 목자는 말만 할 뿐이 아니라 그대로 살고 있어야 한다. 말이 반찬이면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말이 번듯하고 청산유수인데 삶이 따라오지 않으면 그 수려한 말이 모두 의미를 잃게 된다.

열세 번째, 열정적인 사람이다. 열정은 기질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열정은 신앙의 문제다. 그래서 열정을 잃었다면 신앙이 변질된 것이다. 목자는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소유하고 그 열정이 계속 나타나는 사람이어야 한다. 열정이 없는 사람은 목자로서 적합하지 않다.

열네 번째, 새신자는 목자가 될 수 없다. 학력이 뛰어나고 사회적으로 지도급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새신자를 목자로 세우면 안 된다. 이는 어린아이를 집안의 가장 자리에 세우는 것과 같다. 교회는 성숙한 사람이 끌고 가야 한다. 그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렇게 준비된 사람을 목자로 세운다면 교회는 점점 건강해질 것이다.

김중식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