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올 여름휴가는 어떻게 될까

국민일보

[데스크시각] 올 여름휴가는 어떻게 될까

김남중 국제부장

입력 2020-06-03 04:06

날씨는 더워지고 어느새 6월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섭긴 하지만 여름휴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여름휴가를 떠나도 될까에서부터 잘 모르겠다. 간다면 어디로 언제쯤 가야 할지, 휴가지에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모르겠다. 해수욕장엔 갈 수 있으려나.

올 여름휴가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해외여행은 물 건너갔고 국내여행도 수월해 보이진 않는다. 벌써부터 올 여름휴가는 집에서 보내겠다고 선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많은 이들은 여름휴가를 감행할 것이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감염 위험과 싸우며 올 여름휴가를 보내야 할 것이다. 곳곳에서 발열 체크를 받아야 되고 인파가 몰리는 곳은 피해 다녀야 될 것이다. 휴가를 떠나온 게 옳은 선택이었는지 내내 되묻게 될 수 있다. 진단검사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휴가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다 해도 이상할 건 없다.

무서운 전염성을 가진 코로나바이러스는 여행에 치명적 피해를 입혔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올해 국제 관광이 작년에 비해 80%가량 추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거의 전멸이다. ‘관광객이 없는 세상’이 ‘뉴노멀’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달 ‘우리는 다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여행을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19 시대 여행의 미래를 조망했다. 이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최소 2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2년이란 그야말로 최소한의 시간이다.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수년 후에도 예전과 같은 여행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은 확실히 다른 상황에 놓였다. 올해 안에 해외여행을 한다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 10여년간 한국인들의 생활과 문화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해 왔던 해외여행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어쨌든 앞으로 몇 년간 여행은 국내로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경을 여는 시도를 하는 동시에 자국민들을 상대로 국내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도록 독려하는 중이다. 언론들도 국내여행 소개에 주력하고 있다. “2020년 여름, 프랑스를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생각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하는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의 기사가 한 사례다. 이 기사에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프랑스 여행하기’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르 피가로는 이밖에도 ‘여름방학, 프랑스의 시골을 발견하고 경험하는 15가지 방법’ ‘노르망디를 잘 아십니까?’ ‘파리에서 100㎞ 이내에 있는 자연 속에서 재충전하세요’ 같은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일본은 7월부터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의 지방을 여행하는 내외국인들에게 하루 최대 2만엔(약 23만원)을 국내여행장려금 명목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일본의 한 여행사 대표는 “그 지원금은 료칸이나 작은 호텔, 레스토랑, 리조트 등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라며 “여행자들이 진정한 지방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도록 도울 것”이라고 환영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앞으로 몇 년 ‘국내여행의 시간’이 펼쳐진다. 당장 올 여름휴가부터 고스란히 국내여행으로 휩쓸려 들어갈 것이다. 이 시간이 국내여행의 인프라와 콘텐츠를 정비하고 갱신하는 기회가 될지, 이 경험이 한국인들이 지방을 재발견하고 관계를 맺는 것으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김남중 국제부장 njkim@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