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살 걸 ㅠㅠ’ 잘 나가던 리츠, 코로나 충격에 너덜너덜

국민일보

‘주식 살 걸 ㅠㅠ’ 잘 나가던 리츠, 코로나 충격에 너덜너덜

고배당에 시세차익까지 노렸는데 부동산 침체로 줄줄이 ‘마이너스’

입력 2020-06-03 00:14

직장인 정모(41)씨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공모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에 지난해 10월 여윳돈 3000만원을 투자했다. 리츠는 일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수익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주식처럼 사고팔면서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높은 배당까지 챙길 수 있어 주목을 끌었다. 일부 리츠는 공모가 대비 40% 넘게 오르며 기대감을 자극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대와는 다르게 공모 리츠들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길어진 것이다. 일부 리츠의 수익률은 연초 대비 -20%를 넘어서기도 했다. 정씨는 “차라리 고배당 우량주에 투자했다면 리츠보다 더 나은 배당 수익률에 시세 차익까지 거뒀을 것”이라며 “손해 보고 팔 수도 없고 속이 탄다”고 2일 토로했다.

현재 공모 리츠 대부분은 대형 상업시설이나 오피스 건물 등에 투자한다.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판교크래프톤, 용산 더프라임 등 안정성 높은 부동산을 편입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면서 오프라인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리츠의 수익률이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 상당수 공모 리츠는 대부분 연 6% 안팎의 배당 수익률을 내세운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은행 등 금융주를 비롯해 현대차, SK텔레콤 등 우량주의 배당 수익률이 이보다 더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총 7개에 달한다. 그 가운데 NH프라임리츠는 연초 대비 21%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그 외 케이탑리츠(-20.1%)와 모두투어리츠(-15.5%) 신한알파리츠(-12.4%) 등도 모두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쇼크가 터진 지난 3월 이후 10% 넘게 반등하긴 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40%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공모가 대비 40% 넘게 오르며 시세 차익과 고배당을 누릴 수 있는 종목으로 주목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등 글로벌 리츠가 코로나19 사태로 배당컷(배당 삭감)을 단행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공모 리츠는 배당컷 우려가 없다는 점에서 안정성은 높다는 평가도 있다. 여기에 재산세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 취득세 30% 감면 등 정부의 ‘리츠 육성 정책’ 등도 대기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리츠의 임대 수익 감소 및 배당금 축소 우려 등으로 글로벌 리츠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면서도 “올 하반기 6~8개 리츠가 추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리츠 시장도 본격적 성장 계기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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