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이 거짓말했다고… 여행가방 가둬 심정지

국민일보

9살이 거짓말했다고… 여행가방 가둬 심정지

비정한 엄마 체포… 아빠는 출장

입력 2020-06-03 04:05
연합뉴스TV 캡처

충남 천안에서 9살 남자아이가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로 발견됐다. 아이를 가방에 가둔 혐의로 긴급체포된 엄마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친아빠는 일 때문에 다른 지방에 가 있던 상황이었다.

2일 충남지방경찰청과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25분쯤 천안 서북구 백석동의 한 아파트에서 A군(9)이 여행용 캐리어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고 의붓엄마 B씨(43)가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이 발견했을 당시 심정지였던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2일 오후 3시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호흡장치에 의존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다. 경찰은 B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거짓말을 해 가방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아파트에는 B씨의 친자녀 2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의 친아빠는 일 때문에 다른 지역에 나가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B씨는 이전에도 아동학대 관련 신고가 1건 접수돼 현재 조사받는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군의 눈 주변에서 발견된 멍자국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진술에 따르면 3시간 정도 아이를 가방에 가뒀다”며 “오늘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군과 B씨 가족은 1년6개월 전부터 함께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인근 주민들은 A군에 대한 학대 징후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사건이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며 “이 아파트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아 아이들도 많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정말 놀랍다”고 했다.

인근 주민 윤모(60)씨는 “주민들 얘길 들어보니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한다”며 “어제 저녁 경찰이 오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천안=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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