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감이 좋긴 한데, 바람 많은 제주라…”

국민일보

“요즘 감이 좋긴 한데, 바람 많은 제주라…”

오늘 개막 KLPGA 롯데 칸타타 오픈 출전 임희정 인터뷰

입력 2020-06-04 04:06
임희정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에서 주먹을 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요즘 감이 좋긴 한데, 이곳은 제주도잖아요. 바람이라는 변수가 있으니 일단 컷을 통과해야 합니다.”

임희정(20·한화큐셀)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에 ‘퀄리티 스타터’로 돌변했다.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막판에야 3승을 쓸어 담고 뒤늦게 상승세를 탄 지난해 루키 시즌의 임희정은 분명 ‘슬로 스타터’였다. 지금의 임희정은 다르다. 2020시즌 KLPGA 투어 초반에 가장 맹렬한 기세로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하고 있다.

임희정은 포스트 코로나로 투어를 재개한 지난달부터 두 대회 연속으로 선두권에서 우승을 경쟁했다.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고, 제8회 E1 채리티 오픈을 3위로 완주했다. 올 시즌 개막전으로 지난해 12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에서 임희정은 7위였다. ‘톱10’ 피니시율 100%. 올 시즌에 이 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임희정과 이소영(23)·최혜진(21)뿐이다.

임희정을 시즌 초반부터 전력질주하게 만든 힘은 무엇일까. 임희정은 KLPGA 투어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연습라운드를 가진 3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파72·6373야드) 믹스트존에서 간절함을 말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대회 출전 횟수를 늘리면서 감을 잡아갔을 거예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앞선 대회들이 중단됐고, 앞으로 언제 중단될지 알 수가 없으니 출전하는 대회마다 최대한 집중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성적이 따라는 것 같습니다.”

간절함이 통했을까. 올 시즌 투어는 비록 3개 대회밖에 열리지 않았지만, 임희정의 주요 기록들은 크게 달라졌다. 그린적중률은 지난 시즌 74.73%에서 올 시즌 82.32%로 상승했다. 자연스럽게 평균 타수는 지난 시즌 71.15타에서 올 시즌에 69.00타로 급감했다. 평균 타수는 선수들이 가장 경쟁적으로 줄이는 기록이다. 임희정은 평균 타수 부문 2위에 있다. 임희정은 “시즌 공백기에 그린적중률을 올리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기록으로 추세를 읽어도 우승자를 지목할 수 없다. 비·바람·안개의 변수를 필드로 펼쳐내는 제주도의 기후는 때때로 기록을 무시한다.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은 연습라운드를 진행한 이날 오전 11시를 전후로 약 50m 거리를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짙은 안개에 휩싸였다. 안개는 정오를 앞두고 돌연 사라졌고, 이 틈에 하늘에서 빗방울이 바람에 흩날렸다. 다행히 기상청은 1라운드를 시작할 4일 서귀포에 맑은 하늘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습용 그린에서 마스크를 낀 채 퍼트를 조준하는 임희정.

임희정은 “제주도에서 바람의 변수가 있는 만큼 드라이버 탄도를 조절하면서 연습했다. 그린스피드도 빠를 것으로 생각해 퍼트 연습도 집중하고 있다”며 “롯데스카이힐은 평소 어렵게 생각하는 코스다. 일단 컷을 통과하고, 점차 목표를 상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라인업도 ‘올스타전’급이다.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은 이번 대회에서 올 시즌 정규 투어의 티오프를 준비하고 있다. 고진영에게 맞서는 KLPGA 투어 랭킹(K-랭킹) 1위 임희정의 도전은 이번 대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임희정은 “매년 늘어나는 실력을 확인하고 싶다. 올 시즌은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응원을 받은 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서귀포=글·사진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