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생체 인식의 진화… 보이스 ID까지

국민일보

[한마당] 생체 인식의 진화… 보이스 ID까지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입력 2020-06-06 04:02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범죄 발생을 예측해 경찰이 미래의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파이더 로봇이 안구 홍채 정보를 읽고 순식간에 신원을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2002년 개봉 당시엔 실제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보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지금 홍채 인식 기술은 상용화돼 있다.

각종 생체 인식이 실생활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문, 얼굴, 홍채, 정맥, 음성, 걸음걸이 등 개인의 독특한 신체 정보를 추출해 정보화한 뒤 인증하는 방식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게 지문이다. 홍채 인식은 한 단계 발전한 것이다. 둘 다 스마트폰 기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지문의 개인 식별 특징점이 40여개라면 홍채는 250여개나 돼 보안 수준이 훨씬 높다. 3차원(3D) 센서로 확인하는 안면 인식은 범죄 예방에 많이 쓰인다. 중국이 14억 인구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이유다.

요즘 금융권에서 활용하는 건 정맥 인증이다. 손바닥 표피 아래 혈관 패턴의 특징을 인식한다. 위변조가 어려워 홍채보다 보안성이 높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4월부터 카드·통장 없이 창구나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손바닥만 대면 예금을 찾을 수 있게 하면서 은행권 정맥 인증 시대의 물꼬를 텄다. 이 서비스 가입고객이 4일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보다 난도가 높은 게 음성 인식이다. 사람마다 고유한 목소리 주파수가 핵심이다. 기업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음성본인확인(Voice ID)’ 서비스를 어제 고객센터에 도입했다. 개인의 100가지 이상 목소리 특징을 토대로 15초 내에 본인 인증을 마친다고 한다.

하지만 100% 완벽한 보안을 장담할 수는 없다. 위조 실리콘, 3D 프린터 모형, 컬러 레이저 프린트 등에 지문·안면·홍채 인식 센서가 무력화된 경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형이 아닌 뼈·근육·지방·혈액 등 신체 내부 특성에 기반한 차세대 기술이 연구 중이다. 몸 자체가 신분증이 되는 시대, 생체 인식 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궁금하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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