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도 모바일 결제 되네! 핀테크 시대 성큼

국민일보

헌금도 모바일 결제 되네! 핀테크 시대 성큼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안에 교회나 기관이 페이지 만들면 스마트폰으로 헌금·기부 가능

입력 2020-06-12 00:00 수정 2020-06-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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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이포넷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미국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관계자들에게 핀테크 기부 및 헌금 플랫폼인 체리채리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금맥을 찾은 것 같아요.”

미국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관계자가 지난달 25일 서울 삼성동 이포넷 본사에서 기술과학전문인선교회(FMnC) 담당자를 만났을 때 내뱉은 탄성이다. 이날 만남은 전도협회가 이포넷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기부 플랫폼 ‘체리희망나눔플랫폼(체리채리티·Cherry Charity)’ 사용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도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지난 4월부터 교회성장연구소, 2020코리아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 함께 지방의 300여 교회에 온라인예배 기술을 전수하고 카메라 등 장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온라인예배에 맞는 헌금 방식은 찾지 못했다. 전도협회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게 체리채리티다.

이수정 이포넷 대표는 1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체리채리티는 블록체인 기반의 기부 플랫폼”이라며 “플랫폼 안에 교회나 기관 페이지를 만들면 성도와 후원자는 이 페이지를 통해 헌금이나 기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예배는 물론 헌금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봉투에 현금을 넣어 헌금함에 넣던 방식은 계좌이체로 확대됐고 이제는 핀테크(기술과 금융)를 활용한 헌금 방법까지 생겨났다.

왼쪽은 헌금을 위한 교회 페이지, 오른쪽은 NGO 기부 페이지. 강민석 선임기자

선두 주자로 나선 게 이포넷의 핀테크 플랫폼인 체리채리티다. 핀테크 플랫폼이란 은행 등 금융권을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말한다. 교회는 체리채리티 안에 교회 페이지를 개설해 헌금과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 링크나 QR코드로 초대받은 교인만 교회 페이지에 들어올 수 있다.

결제 수단도 다양하다.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 네이버페이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십일조, 감사헌금, 주정헌금 등으로 구분돼 있고 여러 건의 헌금을 한꺼번에 결제하는 ‘바구니’ 기능도 있다. 헌금별로 기도제목과 감사 메시지도 기록할 수 있다.

체리채리티는 지난해 블록체인과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서울 충신교회(이전호 목사)와 금란교회(김정민 목사), 춘천 주향교회(이병철 목사)가 이 플랫폼을 도입했다.

충신교회는 지난 4월 부활주일부터 청년부에서 사용하고 있다. 20~30대에게 익숙한 결제방식인 데다 편리하다는 점에서 청년들은 거부감 없이 체리채리티를 받아들였다. 당회에선 부정적인 목소리도 일부 나왔지만, 다음세대를 위해 수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충신교회 청년부 송이레 목사는 “장년과 청년 세대 간 시각차가 있는 만큼 간극을 좁히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고무적인 건 교회 어른들이 체리채리티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다음세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필요에 맞춰주자는 데 뜻을 모아주셨다”고 말했다. 교회는 체리채리티가 자리를 잡으면 전 교인에게 확대할 계획이다.

NGO들은 체리채리티에서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 형태로 기부받을 수 있다. NGO 단체의 페이지에 들어가 기부 목적을 살펴보고 직접 후원할 수 있다.

체리채리티 같은 기부 플랫폼 외에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을 활용하는 교회도 있다. 세종시 꿈의교회(안희묵 목사)는 코로나19로 온라인예배를 드리기 전부터 카카오페이를 통해 헌금을 받았다. 덕분에 온라인예배로 전환한 뒤에도 헌금 방식을 둘러싼 혼선이 적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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