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오죽하면 백종원

국민일보

[한마당] 오죽하면 백종원

손병호 논설위원

입력 2020-06-24 04:05

백종원씨는 요즘 TV만 틀면 등장하는 대중 스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자당 의원들과 차기 대선 주자 얘기를 하다 “백종원은 어떠냐”고 물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3일 하루 종일 그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오죽하면 백씨 이름이 나왔겠는가. 그만큼 우리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사람들이라는 반증일 테다.

연출된 부분도 없지 않겠지만, TV에서 묘사되는 백씨는 대체로 4가지 점이 눈에 띈다. 첫째 어떠한 난제가 생겨도 반드시 해법을 제시한다. 식당과 메뉴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국민이 힘들어하는 게 뭔지 모르거나, 알아도 해법은커녕 싸움만 하는 정치인들과 다르다. 둘째로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 다양한 배경의, 그 어떤 식당 주인을 만나도 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고, 또 대부분 귀 기울이게 만든다. 본인 스스로를 똑같은 시장 바닥 아저씨처럼 만들어 귀를 솔깃하게 하는 묘한 흡인력이 있다. 거드름 피우며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여의도 사람들과 근본부터 다르다. 셋째는 공감 능력이 남다르다. 자기 일인 양 장사가 안 되는 식당이나 주인을 참마음으로 안타까워하고,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개선시키려고 애쓰는 마음이 읽힌다. 가끔 호통을 치는 것도 그런 마음에서일 것이다. 표만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사탕발림 같은 언사와는 비교가 안 된다. 마지막으로 애프터서비스(AS)에도 투철하다. 한번 지나쳐간 곳을 다시 들여다보고, 잘되도록 거푸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선거 때만 반짝 나타나는 떴다방식 정치와 차별된다.

그러니 남녀노소가 다 좋아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백씨를 생각하면서 스스로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반성해보길 바란다. TV에 나온 백씨의 모습이 정치에 구현된다면 그런 게 바로 위민(爲民) 정치일 것이다. 한두 가지만이라도 오늘부터 ‘백종원 따라하기’를 시작해보길 권한다. 가난하고 소외받고 고통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바로 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달려가야 할 골목식당이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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