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의학 칼럼] 삶·죽음 향한 본능… 우리 영혼 조화롭게 해

국민일보

[성경 의학 칼럼] 삶·죽음 향한 본능… 우리 영혼 조화롭게 해

입력 2020-06-2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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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6장 21절은 “이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다. 이를 통해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인간에게는 영적 본능 외에도 살고 싶어 하는 본능과 죽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살려는 본능은 당연하다. 물에 빠지면 숨쉬기 위해 목을 내민다. 배고프면 뭔가를 먹으려고 한다. 피곤하면 쉬고 싶은 것도 살려는 본능이다.

죽고 싶어 하는 본능은 낯설다. 이 본능 때문에 우리가 죽고 싶다는 말을 버릇처럼 사용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좋아도, 슬퍼도 죽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보다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열심히 살려고 발버둥 치다 감당하기 어려운 장애물을 만나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이런 마음은 불쑥불쑥 우리에게 찾아오곤 한다.

자살은 죽고 싶어 하는 본능과 맞닿아있다. 본능이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누구에게든 힘든 상황이 다가온다. 하지만 그때 대부분은 기운을 내서 더 열심히 산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죽고 싶어 하는 본능에만 강하게 사로잡히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절대 안 된다.

자신을 사랑하고 목적을 세운 뒤 그 길을 향해 매진하는 사람은 삶의 본능이 강한 사람이다.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끌어안고 함께 울 줄 아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역경을 만나도 굴하지 않고, 고난 속에서 의미를 찾고 견디며 극복해 내는 사람도 삶의 본능이 강한 사람이다.

반면 자신을 혐오하고 타인을 미워하는 사람도 있다. 고통에 쉽게 굴복하거나 쉽게 포기하는 사람은 죽음의 본능이 강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를 파괴한다. 자신을 파괴하려는 욕구에 사로잡힌 나머지 타인, 나아가 사회까지 자기 파멸에 동참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건 삶과 죽음을 향한 본능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두 본능은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하나님은 삶의 본능이 지나쳐 이 땅에서 영원히 살려는 인간의 마음을 경계했다. 자기 이름을 하나님보다 위대해지게 만들려는 교만을 꺾기 위해 죽음의 본능을 함께 주셨다. 삶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면서도 죽음의 본능에 붙잡혀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무릎 꿇게 만드신 것이다.

반대로 하나님은 우리가 고통과 절망에 쉽게 무너지거나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삶을 향한 본능 또한 주셨다. 내가 죽을 것 같으니 너도 죽어야 한다는 죽음의 본능에 제동을 걸어 내가 괴로운 만큼 상대의 괴로움도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끄는 삶의 본능을 주신 것이다.

삶을 향한 본능과 죽음을 향한 본능은 우리 삶과 영혼을 조화롭게 완성하는 요소다. 살아야 할 때 살고 죽어야 할 때 죽는 것이 지혜이기도 하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려는 마음은 삶의 본능 안에서 불타야 한다.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안에는 삶의 본능도 살아 있어야 한다. 자살하고 싶은 고통의 순간에도 삶의 본능은 꺼지지 않고 살아 불타올라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자아는 죽음의 본능에 붙잡혀 있어야 한다. 자기 힘이 넘쳐서 과시하고 싶을 때, 타인을 지배할 수 있는 권력이 넘쳐날 때 우리는 죽음의 본능에 귀 기울여야 한다.

삶의 모든 순간, 삶의 본능이 작동하는 곳에서 죽음의 본능을 상기하고 죽음의 본능이 나를 사로잡는 곳에서 삶의 본능이 일어나야 한다. 오늘 하루, 여러분의 삶에 삶과 죽음의 조화로운 본능이 작동하시길 바란다.


이창우 박사 (선한목자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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