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초연결 시대로 가는데 교회만 변화에 둔감”

국민일보

“비대면·초연결 시대로 가는데 교회만 변화에 둔감”

이재열 교수 ‘코로나 이후’ 주제 발표

입력 2020-06-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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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서현교회 목사(오른쪽)가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교회에서 코로나19 이후 문명적 전환과 기독교를 주제로 한 발표회를 인도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가 초연결·비대면을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인식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만 변화에 둔감한 채 기존의 방식을 고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지형은 목사)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 지형은 목사)이 지난 25일 ‘코로나19 이후 문명적 전환과 기독교’를 주제로 서울 서대문교회에서 진행한 발표회에서다. 이날 발표회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대면 사회가 됐다고 해서 기존의 행위가 바뀐 건 전혀 없다”면서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는 것도, 강의실을 닫았다고 교수가 가르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감염병으로 인해 교회에 모이지 않는다고 해서 신앙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런데도 신앙이 없어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면 신앙의 의미를 진지하게 되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수표교교회 권사이기도 한 그는 “이미 교회 안팎의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한 교회에만 출석하는 교인이 줄고 온라인으로 종교를 경험하는 이들은 늘었다”면서 “한 교회에 갇혀 있던 교인이 ‘열린 온라인 교인’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모이는 예배에 집착하는 건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보다 개교회의 성장과 구체적 성과에만 매달리기 때문”이라면서 “비대면을 통한 초연결 시대에 ‘닫혀 있는 위계화된 교회’만을 고집해서는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제는 교적부의 교인 목록보다 다양한 교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방문한 이들의 흔적 데이터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교회의 영향력도 이런 데이터에 의해 평가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열린 연결망을 기반으로 한 교회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면서 “온라인에서 영향력이 커진 교회와 목회자에게 교인들이 쏠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 원장도 “코로나19를, 교인들이 몸은 떨어져 있지만, 생명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신앙 안에서 강하게 연대하는 기회로 삼으라”고 주문했다. 그는 “재난 가운데 예배와 신학의 의미를 되새기고 온·오프라인이 융합하는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공적 역할을 확대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발표회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8월과 10월, 11월, 내년 1월 등 다섯 차례 코로나19 이후 교회와 사회의 변화상을 진단할 예정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