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후 악당’ 오명 벗어야… 국가 미래가 걸려 있다

국민일보

[사설] ‘기후 악당’ 오명 벗어야… 국가 미래가 걸려 있다

입력 2020-06-30 04:03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29일 열린 기후위기 대응 관련 간담회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으로 불리고 있다며 석탄 발전 비중을 줄여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또 “우리나라 미세먼지에서 중국의 영향은 과학적으로 30%쯤”이라며 미세먼지에 대한 더 큰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 반 위원장의 발언을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한국은 미세먼지, 대기 질과 관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미세먼지 농도는 1위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19년 기준 5.2%로 환경 선진국들에 비해 현격한 차이의 꼴찌다. 이명박정부 때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했고 박근혜정부도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적극 투자를 약속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었다. 문재인정부도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그린 뉴딜을 제시했지만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게 핵심인데 정부의 대응은 너무 안이하다.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20개 국은 2017년 11월에 203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10위권인데도 현재 40%대인 석탄 발전 비중을 2030년 고작 31.4%로 줄이겠다고 한다.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무임승차하는 기후 악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온실가스 감축은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피해 갈 수 없는 길이다. 세계 기업 활동은 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화석에너지에 의존한 제품과 산업은 점차 외면을 받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로 과감하게 전환하지 않으면 기업 활동이 제약을 받고 생존마저 위협받게 될 시기가 머지않았다. 정부와 기업은 위기감을 갖고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탈화석연료 쪽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