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과세 그물망 촘촘해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더라

국민일보

금융자산 과세 그물망 촘촘해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더라

이젠 稅테크 신경쓸 때

입력 2020-06-30 18:57

직장인 황모(37)씨는 요즘 통장에 잠자고 있는 여윳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이 많다. 6·17 부동산 대책에 이어 추가적인 과세 강화 방안 등이 예고된 데다, 2023년부터 소액주주가 주식으로 거둔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면서 주식시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황씨는 “초저금리 시대라 이자 소득은 적은데 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는 강화되는 추세라 돈을 어디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투자 자산들의 비과세 폭이 줄어들면서 이른바 ‘절세 재테크’(세테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제는 어떤 금융 자산·상품에 돈을 넣든 세금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안’ 가운데 은행 이자와 주식투자를 통한 배당금, 채권 수익은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투자자는 예금이나 채권, 배당주 등 기존과 동일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배당주와 공모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의 매력은 되레 올라간 상황이다. 배당으로 인한 소득에는 주식 차익 양도세(20~25%)보다 낮은 소득세율(15.4%)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공모 리츠는 2021년 말까지 매수해 3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배당 소득에 대해 분리과세 혜택(9.9%)까지 주어진다.

달러 투자에 대한 관심도 부쩍 많아지고 있다. 달러는 환차익으로 수익을 거둬도 양도소득세 등이 부과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달러가 쌀 때(원화 강세) 미리 사둔 뒤 달러 예금 등을 통해 이자 수입을 얻고, 추후 달러가 강세(원화 약세)를 보일 때 환전한다 해도 세금은 ‘0원’인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달러 자산은 든든한 ‘안전판’ 역할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도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을 이용하면 주식처럼 사고팔면서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RX금시장은 국가공인 금 거래시장으로 1g 단위로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되는 금은 순도 99.99% 고품질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안전하게 보관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추후 실물로 인출할 경우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만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목적이라면 실물 인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자는 양도소득세 공제한도인 2000만원에 맞춘 새로운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00만원 이상 수익 확정 시 손실을 보고 있는 종목도 함께 매도해 공제한도를 맞추고, 이후 손절매한 종목을 즉시 매도하거나 성장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용할 수 있다”며 “이월과세(3년) 기간을 감안해 수익 확정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절세형 금융상품도 눈여겨 볼만하다. 매년 최대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 연금저축은 소득에 따라 최대 400만원까지 세액공제(13.2~16.5%) 혜택을 준다. 특히 만 50세 이상 가입자는 올해부터 600만원으로 공제 한도가 높아진다.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더하면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다만 연금 계좌에 5년 이상 납입하고, 55세 이후에 연금 형식으로 인출해야 세금을 환급하지 않는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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