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복귀 백지화… 인천, 새 감독 찾는다

국민일보

유상철 복귀 백지화… 인천, 새 감독 찾는다

본인 복귀 의사 강력 피력했지만… 구단, 주치의 면담 후 최종 결정

입력 2020-06-30 04:01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이 감독 재직 시절인 지난해 11월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7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한 뒤 홈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유 감독은 지난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사실이 공식 발표된 뒤에도 인천 벤치에 남아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팀을 지휘했다. 뉴시스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48) 명예감독의 감독직 복귀 논의가 논란 끝에 일단락됐다. 본인의 복귀 의사가 강했지만 구단의 주치의 면담 결과 감독직 수행 시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와서다. 최근 수년 사이 프로스포츠에서 감독들의 건강 악화 사례가 발생했던 것도 구단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유 감독 복귀가 무산됨에 따라 인천은 새 감독 물색작업에 나섰다.

인천은 29일 오후 유 감독을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천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치의와 논의한 결과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들었다”면서 “논의 끝에 유 감독이 아닌 새 감독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 감독은 현재 가족과 제주도에 가 있다. 전화로 결정을 알리자 흔쾌히 잘 이해해줬다”며 “지금까지처럼 구단에 조언 등의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지난 26일 인천이 FC 서울 경기에서 패배한 뒤 유 감독이 구단과 면담하면서 복귀 의사를 강하게 피력한 사실이 이날 오전 보도되며 확산됐다. 면담 자리에서 유 감독은 구단과 팬들을 위해 현장에서 팀을 돕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의사를 내비쳤다. 이날 경기까지 팀을 지도한 임완섭 감독이 경기 뒤 인터뷰에서 사임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직후였다. 최근 유 감독은 방송에 출연하는 한편 인천 홈경기 때마다 경기를 관전하러 오는 등 건강이 호전됐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유 감독과 인천의 인연은 특별하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중 사임한 욘 안데르센 감독 대신 인천에 부임, 강등 위기에 몰렸던 팀을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 잔류시켰다. 그러나 시즌 종료 전 초췌해진 유 감독의 안색과 함께 암 판정 사실이 알려지며 우려를 샀다. 당시 파이널라운드 성남 FC와의 경기 승리 뒤 선수단이 오열하는 모습이 중계되기도 했다. 이어 유 감독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게 공식 발표됐고 구단은 시즌 뒤 항암치료에 돌입한 유 감독을 명예감독에 추대했다.

다만 이번 일이 보도되자 축구팬들과 우려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다. 감독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 하더라도 완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팀 지도를 맡겨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많았다. 프로스포츠 감독 자리가 그만큼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라서다.

앞서 K리그에서는 2017년 조진호 당시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재임 중 급성 심장마비로 숨진 사례가 있다. 프로야구에서도 김인식 감독이 한화 이글스를 맡았던 2004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2001년에는 김명성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부진한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사망했다. 최근에는 같은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 구단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지난 25일 경기 중 영양·수면 부족으로 쓰러졌다.

유 감독 복귀 논의가 일단락되면서 인천은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설 계획이다. 인천 관계자는 “당장 새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는 임중용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서 팀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이전처럼 명예감독으로서 팀 운영 등에 관해 코치진과 선수단에 조언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구단이 팀 역대 최다 연패인 7연패를 당하며 강등 위기에 몰려있는 데다 여름 이적시장도 열린 상태라 이 과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조효석 이동환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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