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위해 금식하며 걷는 교회… 곳곳에 분립 개척, 다음세대 세우다

국민일보

나라 위해 금식하며 걷는 교회… 곳곳에 분립 개척, 다음세대 세우다

서울 신촌아름다운교회

입력 2020-07-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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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위두웍’ 사역에 참여한 신촌아름다운교회 청년들이 경기도 고양에서 파주 임진각을 향해 걷고 있다. 신촌아름다운교회 제공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한국교회를 용서해주세요.’

서울 신촌아름다운교회(이규 목사·사진)의 52명 청년은 2011년 이 같은 구호를 중심으로 ‘위두웍’(We Do Walk) 사역을 시작했다. 위두웍 사역은 청년들이 한국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하며 걷는 국토대장정이다.

사진=신석현 인턴기자

2008년부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던 교회 청년들은 우리나라가 영적으로 막혀있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가 지역 세대 계층 등으로 분열돼 있고 한국교회도 사회적 지탄을 받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며 금식 기도운동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들은 부산과 전남 해남군에서 각각 출발해 대전에서 만나 서울을 거쳐 경기도 파주 임진각까지 이르는 24박 25일간 릴레이로 금식하며 이 땅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올해 10년째를 맞은 위두웍 사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참석 인원을 대폭 줄였다. 촬영팀까지 포함해 12명의 청년이 오는 25일부터 8월 15일까지 국토대장정을 진행한다. 주기철 손양원 목사의 순교 정신을 이어가자는 뜻에서 부산 초량교회와 전남 순천 선평교회에서 각각 출발해 대전 카이스트 캠퍼스를 거쳐 임진각까지 걸을 예정이다. 마지막 날엔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고현철 김원호 함진우 선교사의 송환을 촉구하는 서명서를 들고 통일부를 방문할 계획이다.

2015년 국토대장정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출정 사진. 신촌아름다운교회 제공

2016년부터 이 사역에 참여한 김종열 전도사는 “매년 여름 2~3주 기간을 떼서 헌신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나라와 민족을 품고 기도하는 것을 담임목사님께서 늘 강조하신다”면서 “요즘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자신에 대해 초점을 둔다. 사역 기간 이웃을 생각하고 하나님이 이 땅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깊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김종화씨는 “2018년과 이듬해 사역에 참여했는데 처음으로 나라와 민족, 통일을 위해 장시간 기도하는 경험을 했다”며 “언젠가 통일과 북한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소망을 가졌고 그런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교회 목양실에서 지난 26일 만난 이규 목사는 “교회는 위두웍 사역 이후 3300개 교회를 도시와 캠퍼스에 개척하는 ‘아크(ARC)3300’ 선교 비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전을 청년들과 세운 이유는 복음의 불모지인 도시와 캠퍼스 곳곳에 좋은 씨앗을 뿌리기 위해서다. 교회는 2012년부터 9개 교회를 분립 개척하기 시작했다.

최근 이 목사는 분립 개척교회들의 상황을 보며 개척이 다음세대 사역에 있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전도가 힘들고 이단의 공격이 이전보다 심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청년 사역이 잘되는 교회는 대부분 불신자 전도보다 수평 이동이 많다.

이 목사는 “한 교회의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곳곳에서 다음세대를 세우는 교회 사역이 절실하다. 개척하기 위해선 건강한 자립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정민 소망교회 권사의 헌신으로 교회가 올 초 서울 신촌역 부근에 오픈한 히브리스 2호점 전경. 신석현 인턴기자

교회는 2017년 평소 카페로 운영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간을 대여할 수 있는 ‘히브르스(HeBrews)’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신촌아름다운교회 인근에 있는 히브르스 1호점(231.4㎡)과 2호점(264.4㎡)은 주중 카페와 공간 대여 장소, 주일엔 교회 예배 및 소모임 장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일반 청년들이 부담 없이 접근하기 편한 곳이 될 수 있도록 현대적이고 깔끔한 인테리어로 카페를 꾸몄다.

올 초 오픈한 2호점은 김정민 소망교회 권사의 특별 헌금을 통해 설립됐다. 김 권사는 다음세대 신앙 전수가 잘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교회에 청년 사역을 건강하게 펼쳐달라고 요청했다. 교회는 2호점의 수익을 바탕으로 경기도 안양 성결대 부근에 신학생을 세우기 위한 히브르스 3호점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연말 오픈할 예정인 3호점은 기존 모델에 신학생을 위한 주거시설이 포함돼 있으며 양질의 미래 목회자 양성에 중점을 둔다.

2002년 신촌에서 전도하며 청년 사역을 시작한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한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캠퍼스 현장에서 기독교에 대한 다음세대의 반감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목도했다. 한국교회의 과감한 투자와 헌신이 없이는 다음세대 신앙 전수가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 목사는 “실력과 인성, 영성을 갖춘 지도자는 특히 대학생 때 결정된다. 캠퍼스 사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면서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이 안된다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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