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적자 증가 추세 못 막아… 수신료 인상 나설 것”

국민일보

KBS “적자 증가 추세 못 막아… 수신료 인상 나설 것”

양승동 사장, 경영혁신안 발표… 분리 징수 요구 목소리 거세질 듯

입력 2020-07-02 04:02 수정 2020-07-02 09:40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는 양승동 KBS 사장의 모습. KBS는 1일 직원 1000여명 감축 등 조직 재설계 방안을 담은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KBS 제공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 중인 KBS가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정년퇴직이 예정된 900여명을 포함해 모두 1000여명을 감축하고, 39년 만에 수신료를 인상할 것을 공식화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1일 오전 KBS 여의도 본사에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적자가 커지는 추세를 막을 수 없다”며 “수신료 비중이 전체 재원의 70% 이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수신료 비중운 45%로 1981년 이후 2500원으로 동결 상태다. 양 사장은 “몇 년 안에 수지 균형을 맞추겠다는 각오로 혁신을 이룩해야 (수신료 인상의) 문이 열릴 수 있다”며 “하반기 추진단을 출범해 사회적 합의의 물꼬를 트겠다”고 설명했다.

수신료 인상을 공식화하자 국민이 의무적으로 부담하는 수신료에 대한 분리 징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국민이 수신료를 감독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신료를 인상하면 공공성을 높일 수는 있으나 서비스 질에 대한 신뢰를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KBS는 수신료 인상과 함께 2023년까지 인건비 비중을 현행 35%에서 30%로 낮춘다. 올해부터 4년 동안 1000여명 규모의 감원을 하는데 이 가운데 900여명은 정년퇴직으로 자연 감소하고, 추가 감축을 위해 100여명에 대한 특별 명예퇴직 제도를 시행한다. 다만 신규 채용을 중단한다는 계획은 철회했다. 양 사장은 “신규 채용을 지속할 예정이라 단순히 100여명을 추가 감원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매년 신규 채용을 하면서 4년간 1000여명을 줄이려면 상당한 규모의 추가적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KBS는 특히 고액 연봉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기준 절반 이상이 1억원 이상을 받았다. 하지만 노조의 입장은 엇갈렸다. 과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KBS가 맞닥뜨릴 도전의 성패를 가늠하는 첫 시금석으로서 의미가 크다”며 사측 입장을 지지했지만 KBS 노동조합은 “대규모 감원은 고용을 위협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신관 계단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양 사장은 이날 효율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할 의지를 피력했다. 성과급제를 대폭 늘리고 성과 보상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삼진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저성과자는 퇴출하면서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다만 임금체계 전환과 퇴출제도 강화는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

양 사장은 관행으로 굳어진 일부 인사제도도 개선할 뜻을 밝혔다. 숙련된 시니어 인력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년퇴직 1년 전부터 갖는 안식년을 대신해 현업을 지속할 방안을 추진하고 분기별 퇴직을 월별 퇴직으로 전환한다. 또 본사와 계열사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올 하반기까지 전체 직무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설계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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