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카오스를 극복하는 지혜

국민일보

[바이블시론] 카오스를 극복하는 지혜

윤만호 EY한영 부회장

입력 2020-07-03 04:04

성경적으로 이해하면 카오스는 새로운 질서가 시작되기 전의 혼란스러운 상태, 도무지 앞을 볼 수 없는 칠흑같이 깜깜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창세기 1장 2절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의 상태이다. 금년 상반기에만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와 이어지는 경제 위기, 지구 기상이변 등은 도무지 앞을 가늠할 수 없어서 새 질서가 창조되기 직전의 카오스 상태와 견주어 보게 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외 실물경제 상황은 미증유의 위기감을 불러오고 있으나 막상 각 나라의 증권시장에서는 코로나 충격을 단시간 내에 회복해 소위 실물과 지수의 이원화(decoupling)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각국의 발 빠른 재정 지원과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그 원인이겠지만 실제 경기가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는데 증시는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보며 ‘이래도 되나’ ‘아예 새로운 세상이 오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증권시장만 디커플링 하는 게 아니다. 각국 정책이 자국 이기주의 중심으로 서로 엇박자를 내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열강들이 무역분쟁 등으로 갈수록 대립하는 양상이다. 한 나라 안에서도 다를 바 없다. 국회에서, 기업 내에서, 교회 내에서, 그리고 가정 내에서도 각자의 의견과 요구를 굽히지 않는 디커플링 만연의 시대가 됐다. 카오스로 가는 길목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카오스를 극복하는 데 무슨 묘책이 있을까? 기원전 4세기 플라톤의 ‘국가론’ 덕목인 통치자의 지혜, 수호자의 용기, 국민의 절제가 필요한 게 지금인가?

카오스를 극복하려면 첫째,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용기를 가져야 한다. 사랑을 하면 비로소 두려움이 사라지고 용기가 생긴다.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위기는 전망과 예측도 쉽지 않아 상당 기간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할 형편이다. 근심 걱정 두려움을 이겨내는 특효약은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증 약을 먹는 것보다 믿음으로 구원의 확신을 갖거나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라는 임마누엘의 신앙으로 무장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일 4:18) 말씀을 묵상하게 된다.

둘째, 카오스의 진정한 극복을 위해 이 시기를 철저한 회개와 혁신의 시간으로 삼아 새로운 질서와 절제에 적응해야 한다. 사실 하나님이 인류에게 팬데믹을 허락하신 이유는 우리가 이 의미를 깨닫고 철저하게 성찰하며 회개하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떠나 산 것을 반성하면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영적 혁신의 기회가 돼야 한다. 국가는 새 세상과 새 질서에 맞는 신인프라의 혁신을 해야 하고, 기업은 제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혁신에 매진해야 하고, 교회도 절제하며 옛것을 다 버리는 통렬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14세기 중세 유럽의 흑사병이 300여년 이어지면서 종교개혁에 이르는 엄청난 변화를 역사가 보여주지 않았던가.

셋째, 카오스는 결국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으로 극복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보이는 물질이나 돈보다 보이지 않는 믿음 소망 사랑이 더 중요한 것을 아는 게 지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주님을 사랑한다면 눈에 보이는 이웃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지금 지혜로운 일은 이 어려운 시기에 빈곤하고 병들고 좌절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이 더 시급하다는 것을 알고 이웃을 보살피고 손잡아 주는 일이다. 어려운 나라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작은 교회를 돕고 힘든 이웃을 구제하면서 현재의 카오스를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 확 달라질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자.

윤만호 EY한영 부회장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