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포교 수법] 세 자녀 집에 두고 가출한 뒤 겪은 신천지의 실상 ⑦

국민일보

[신천지의 포교 수법] 세 자녀 집에 두고 가출한 뒤 겪은 신천지의 실상 ⑦

입력 2020-07-09 00:06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이지연(가명·40)씨의 간증을 필자가 정리한 글이다.

가출했다가 시댁의 장례 문제 때문에 대구에 내려갔던 지연씨는 그곳에서 남편을 만난다. 지연씨는 집으로 가자는 남편을 뒤로하고 다시 도망 나왔다. 이단 상담소로 다시 데리고 갈까 봐서다. 택시를 탄 지연씨는 신천지 시설로 가지 않고 친정 엄마 집으로 갔다. 가면서도 신천지 신도들과 계속 연락했다. 친정으로 간다는 말에 신천지 측 한 인사는 “절대 그대로 가지 말고, 우리를 한 번만 보고 가라. 이대로 가면 죽는다”고 했다. 지연씨는 주저했다. 총회 관계자에게서까지 전화가 왔다. 그도 잠깐 자신을 보고 친정으로 가라고 했다. 지연씨는 “대구 장례식장에서 총회 들렀다가 가면 택시비가 30만원이 나와요. 그거 대신 내주실래요”라고 물었다. 잠시 기다리라던 신천지 관계자는 “그럼 그냥 친정으로 가라”며 돌연 말을 바꿨다.

지연씨는 신천지에 들어갈 때, 개인 정보를 다 알려 줬다. 집 주소는 물론 주민등록 등본, 차량 등록증을 공개하고 신변 보호 요청서까지 써야 입교가 됐기 때문이다. 신변 보호 요청서란 회심 상담을 받는 상황이 될 때 자신의 신변을 신천지에 위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친정에 대해서만큼은 알리지 않았다.

친정에서 회심 교육을 받지 않겠다며 4개월 동안 버텼다. 지금 되돌아보면 지연씨는 자신의 행위가 너무 부끄럽다. 그런데도 남편은 끝까지 울면서 지연씨에게 이단 상담 교육을 한 번만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상담받기 싫으면 인터넷이라도 한번 봐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지연씨는 아무것도 들어줄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고 하신 것이 선악과인데, 인터넷도 보지 말아야 할 선악과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신천지와 관련된 인터넷 글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남편의 강요가 계속되자 지연씨는 자신을 가둬놓고 자꾸 인터넷을 보게 한다며 결국 남편을 고소했다. 친정 식구들마저 “지연아, 어떻게 이렇게 바뀌었냐? 제발 예전의 네 모습으로 돌아와 주렴”하고 눈물지었다.

친정에 머문 지 4개월이 지날 무렵이었다. 맏딸 서연이 반 학부모 참여 수업이 있었다. 선생님이 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전체 질문에 아이가 반을 쓰고 나머지 반은 엄마인 지연씨가 쓰는 설문 조사였다. 질문은 이랬다. ‘최근에 가장 행복한 때는?’ ‘요즘 들어 가장 고민되는 건?’ 지연씨는 차마 답을 쓰지 못했다. 큰딸 서연이의 답만 쳐다봤다. 서연이는 최근에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인지 묻는 말에 ‘엄마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라고 적었다. 요즘 들어 가장 큰 고민이 무언지 묻는 말엔 ‘엄마 아빠가 매일 싸우는 것’이라고 적었다.

지연씨는 선생님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선생님은 “어머니, 서연이가 제게 했던 표현을 그대로 어머니께 해볼게요. ‘선생님, 우리 엄마가 이단·사이비 신천지에 빠졌어요. 그런데 회심 상담을 받지 않아요. 우리 엄마 어떻게 하면 좋아요?’라고 하더라고요. 어머니, 아이의 어린 시절은 행복한 시간으로 채우고 채워도 부족한 때랍니다. 엄마가 이단·사이비에 빠진 것 때문에 아이가 행복해야 할 어린 시절이 이렇게 힘들어진다면 어머니께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지연씨의 양심이 고개를 살짝 들었다. 딸을 봐서라도 회심 상담을 해야만 했다. 결국, 이단 상담소로 갔다. 다만 상담소 간사가 와서 설명할 때는 속으로 요한계시록을 암송하며 듣지 않았다. 상담을 진행한 지 3일이 됐다. 당연히 그녀에게선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지연씨 아버지는 “간사님, 지연이 좀 살려 주세요”라고 통곡하며 매달렸다. 어머니는 “이제 너 가고 싶은 신천지 가라. 아이들은 임 서방과 내가 잘 키울 테니”라며 체념하듯 말했다. 한 번도 이혼을 말하지 않던 남편도 이혼서류를 갖고 왔다. (계속)

정윤석 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