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가 일깨운 로컬푸드의 가치

국민일보

[기고] 코로나가 일깨운 로컬푸드의 가치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입력 2020-07-09 04:04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지 6개월이 흘렀다. 전 세계에 전례 없는 충격을 안긴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도 바꾸고 있다.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세계화 흐름이 국내·지역 중심으로 전환되고, 비대면·저밀도 사회로의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먹거리도 이런 변화 앞에서 자유롭지 않다. 집밥 수요가 늘고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 수입품보다는 국산을, 유통 과정이 긴 제품보다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푸드(Local Food)’를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수입 농산물은 수입량이 줄었는데도 가격은 되레 떨어졌고, 오프라인 소비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로컬푸드 직매장 매출은 크게 늘었다.

사실 로컬푸드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유통단계를 줄여 생산자는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다. 소비자는 갓 수확한 농산물을 적정 가격에 믿고 구매할 수 있다. 신선함이 생명인 농산물에 생산자 얼굴과 이름, 생산지역까지 표기해 매출·신뢰·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유통 과정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지역 내에서 선순환해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운송 거리가 줄어 환경 부담도 덜 수 있다.

최근 외연도 넓어지는 추세다. 취약계층 먹거리 복지 제고, 환경친화적 농업 확산 등을 포함해 먹거리 체계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역 단위 종합전략을 마련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현재 67개 지자체에서 ‘푸드플랜’을 수립·시행 중이다. 국내 최초로 로컬푸드 정책을 추진한 전북 완주군은 직매장을 넘어 공공급식과 취약계층 지원 등으로 로컬푸드 공급을 확대하면서 지역 푸드플랜의 선도 지자체로 자리매김했다. 대전시도 로컬푸드 활성화와 취약계층을 위한 공유 부엌 운영 등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며 이웃과 소통하는 푸드플랜을 추진하며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018년부터 지역 여건에 맞는 푸드플랜 수립을 돕고 있다. 푸드플랜을 잘 수립한 지자체에는 16개 지원사업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또 혁신도시 공공기관 구내식당과 군대 급식 등을 중심으로 로컬푸드 공급을 확대하는 선도모델을 창출·확산하고 있다.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 모델 우수사례를 선정해 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는 소비자단체와 함께 ‘로컬푸드지수’를 개발해 지자체별 로컬푸드 추진 실적을 측정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지만 마음의 거리는 가깝게 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먹거리의 소중함을 일깨웠듯 생산자와 소비자를 가깝게 이어주고, 취약계층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지역경제와 공동체를 살리는 로컬푸드와 지역 푸드플랜의 가치도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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