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소모임·여름 행사 자제하고 있는데… 유감”

국민일보

교계 “소모임·여름 행사 자제하고 있는데… 유감”

정세균 총리 ‘교회 정기예배 외 모임 금지’ 발표에…

입력 2020-07-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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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제57회 목사장로기도회 참석자들이 지난달 29일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 행사장으로 입장하며 초음파 바이러스 방역기를 통과하고 있다. 홍천=신석현 인턴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한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를 발표한 데 대해 기독교계가 유감을 표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주요 교단들은 조치의 대상을 교회로 특정한 것에 대한 우려를 전하면서 전국 교회와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철저한 방역활동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회의 후 중대본 브리핑에선 10일 오후 6시부터 적용되는 교회 방역 강화 방안도 발표됐다. 정규예배에 포함되는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 등은 방역수칙을 지키며 종전대로 진행할 수 있다. 정규예배 외의 수련회 기도회 부흥회 구역예배 성경공부모임 성가대연습모임은 금지된다. 예배 때 찬송은 자제해야 하고 통성 기도 등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말하는 행위도 금지다. 성가대를 포함해 찬송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목사)은 논평을 내고 “이미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공동으로 교회 내 소모임과 여름 교육행사 자제를 강력하게 권고한 상황에서 중대본의 이번 발표는 지극히 관료적 발상의 면피용 조치”라고 규탄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교회의 작은 모임을 교회당 아닌 카페나 식당으로 가서 하라는 요청이나 다름없다”며 “중대본은 모임이 문제가 아니라, 참여자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가 핵심임을 직시하고 조치를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은 성명에서 “방역에 취약한 모임과 집회에 대해 총리로서 국민안전을 위한 제한 조치를 발표할 순 있다”면서도 “일반식당은 물론 사찰 성당 등 여타 종교시설을 통한 감염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교회를 지목해 문제시한 것은 총리의 현실 인식에 대한 편향성을 의심케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맞게 담화문, 사역지침을 발표하며 공동 대응해 온 주요교단들은 산하교회의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정부 발표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김종준 예장합동 총회장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정부가 종교계의 협조를 구하며 공식화된 조치를 발표할 때에는 기독교 등 특정 종단만 지칭하지 않도록 주의했어야 한다”며 “성경공부 성가대연습 등 기독교를 특정하는 어휘가 아니라 교리공부 합창연습 등의 표현을 써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건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변창배 예장통합 사무총장은 “교회 나름대로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소모임 등을 감염원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 유감”이라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이 엄중한 상황에서 주일예배 등 종교 활동을 보장받으며 소모임을 중단하는 것은 방역을 위해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 사랑을 마스크 쓰기로 표현하듯, 교회도 소모임 중단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의 교회 정규예배 이외 행사 금지 취소’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8일 오후 8시30분 현재 12만 4000여명이 동의의사를 표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