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판 뛰어든 한국 황소, ‘골 몰이’ 돌진

국민일보

큰 판 뛰어든 한국 황소, ‘골 몰이’ 돌진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행 확정… 계약기간 5년 몸값 202억원

입력 2020-07-10 04:01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한 황희찬을 9일 공식 영입한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 구단이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한국어로 게시한 환영 메시지. RB 라이프치히 트위터 캡처

‘황소’ 황희찬(24)이 RB 라이프치히를 통해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을 확정지었다. 오스트리아 프로축구 잘츠부르크에서 성장한 황희찬은 처음으로 빅리그에 도전할 기회를 잡게 됐다. 같은 독일어권 리그라 언어 장벽이 없는 데다 잘츠부르크를 거쳐 라이프치히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선수들의 사례가 많아 빠른 적응이 기대된다.

라이프치히는 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황희찬 이적료는 1500만 유로(약 202억원) 수준이고, 계약 기간은 5년이다. 마르쿠스 코뢰셰 라이프치히 단장은 “황희찬은 측면과 중앙, 어느 공격 포지션이든 뛸 수 있고 스피드에 활동량까지 갖췄다”며 “공격을 더욱 유기적으로 전개해 줄 적임자”라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황희찬은 지난 2015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유럽 도전을 시작했다. 입단 직후 2부리그 소속인 리퍼링으로 임대됐던 황희찬은 그해 12월 복귀한 뒤 팀의 중추로 자리매김했다. 2016-17시즌 16골 2도움, 2017-18시즌 13골 4도움으로 각각 20개 가까운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함부르크 임대를 거친 황희찬은 올 시즌 더 발전했다. 리그 11골 12도움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골 5도움 포함 총 16골 22도움의 특급 활약을 펼쳤다. 챔피언스리그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세계적인 센터백 버질 반 다이크를 제치고 넣은 골로 위르겐 클롭 감독에게 “기계(머신) 같았다”는 극찬까지 들었을 정도. 이에 EPL 소속 에버턴, 울버햄턴 등 유수의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드러낼 정도로 주가가 올랐다.

결국 황희찬을 품에 안은 건 잘츠부르크와 동일하게 세계적인 음료회사 ‘레드불’을 모기업으로 둔 라이프치히였다. 황희찬은 “새 도전을 펼칠 생각에 설렌다”며 “라이프치히의 야망과 축구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최대한 많은 골을 넣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희찬이 지난해 10월 2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리버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의 관계 탓에 선수 교류도 활발했다. 나비 케이타(리버풀)는 2시즌 간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한 뒤 라이프치히에서 2시즌을 더 보내고 빅클럽 이적에 성공한 대표적 스타다. 다요 우파메카노, 굴라치 페테르, 콘라드 라이머 등 현 라이프치히 선수들도 모두 잘츠부르크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라이프치히의 주전으로 정착했다. 황희찬의 적응도 수월할 걸로 점쳐진다.

장지현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아직 24세라 더 높은 단계로 가기 위해선 빨리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며 “라이프치히가 잘츠부르크 출신 선수들을 잘 관리해주는 데다 같은 독일어권 팀이라 황희찬이 적응하기 쉬울 걸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베르너 외에 패트릭 쉬크도 임대가 만료돼 경쟁자도 아데몰라 루크먼 유세프 폴센 밖에 없다. EPL 강팀으로 이적해 11경기 398분 출전에 그친 미나미노 타쿠미(리버풀)의 사례를 볼 때 라이프치히는 황희찬에게 최적의 행선지가 될 수 있다.

황희찬은 티모 베르너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로 이적하며 생긴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라이프치히의 낙점을 받았다. 베르너는 올 시즌 총 34골을 터뜨리며 라이프치히의 주포로 활약했다. 황희찬은 베르너의 등 번호 ‘11번’을 그대로 이어받았을 정도로 팀의 기대를 받고 있다.

박찬하 SPOTV 해설위원은 “빠르고 직선적인 기민한 움직임을 구사하고 중앙과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단 점에서 황희찬과 베르너의 스타일은 상당히 유사하다”며 “30골 넘게 넣은 베르너만큼 바로 해주진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골 결정력에 신경 써 초반에 공격포인트를 올린다면 황희찬도 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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