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신통찮네… 이제 기대는 녹십자 혈장치료제로

국민일보

렘데시비르 신통찮네… 이제 기대는 녹십자 혈장치료제로

코로나19 중증환자 투여해보니

입력 2020-07-13 00:14
코로나19 치료제인 미국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 모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까지 42명의 중증환자에 렘데시비르를 투여했지만 큰 효능을 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치료제와 백신을 포함해 총 1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은 렘데시비르가 절반 이상의 중증환자에게서 큰 효능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되레 증상이 악화한 환자도 있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까지 42명의 코로나19 중증환자에 렘데시비르를 투여했고 이 중 27명의 중증도 변화를 살펴본 결과 15명은 호전되지 않았고, 3명은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9명은 상태가 호전됐는데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약제에 의한 호전인지 다른 대증요법이나 환자의 면역도에 따른 호전인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로나19 치료제로 거론된 약제들은 최근 하나둘씩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의 경우 심장 박동과 신경계 등에서 부작용 가능성이 커 지난달 미국에서 긴급사용이 취소됐다.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도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부족해 영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국내에서도 칼레트라와 클로로퀸을 비교하는 1건의 임상시험이 승인됐다가 치료적 유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상시험이 종료됐다. 칼레트라를 코로나19 치료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칼레트라에 관한) 국외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관찰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건 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다. 방대본은 “혈장공여 참여 의사를 밝힌 완치자 375명 중 171명의 혈장을 모집해 임상시험에 필요한 혈장을 확보했다”며 “다음 주 중 제제 생산이 시작되고 이후 곧바로 임상시험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속한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시험 1상을 면제해줬다. 대상 환자들에게 투여해 치료 효과를 탐색하는 임상시험 2상을 곧장 시행하고 연말까지 치료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지난 10일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치료제 10건, 백신 2건까지 총 12건이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임상시험 중인 ‘카모스타트’가 최근 추가됐다. 만성 췌장염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사용하는 카모스타트는 세포 단계 시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활성을 억제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에서 생존율 개선 효과를 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치료하는 것보다 아예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는 게 바람직하지만 바이러스 변이와 개발에 드는 비용 및 시간 등 걸림돌이 많다. 정부는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3차 추경예산에 1936억원을 편성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라며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코로나19 유행은 1~2년 이상의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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