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사과’ 두고 정의당 내홍… 진보정당 딜레마 분석도

국민일보

‘심상정 사과’ 두고 정의당 내홍… 진보정당 딜레마 분석도

논란만 키운 사과… 심상정, 왜 그랬을까

입력 2020-07-16 00:17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조문 거부 논란과 관련해 왜 갑자기 사과했을까. 지난 14일 심 대표가 장혜영 류호정 의원의 조문 거부 선언을 대신 사과한 이후 당의 내홍이 오히려 더욱 심해지는 가운데 사과 이유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 지지층을 의식해 어쩔 수 없이 사과했다는 의견과 함께 진보 정당으로서의 딜레마, 청년 감수성 부족 등이 이유로 꼽힌다.

우선 심 대표가 정의당의 전통적 지지층과 새로 유입되는 지지층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정의당에는 불공정, 젠더 이슈에 민감한 청년층 지지자들과 정의당을 범여권으로 간주하는 지지층 사이에 팽팽한 긴장 관계가 형성돼 있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15일 “문화적·경험적 공감대가 적은 두 지지층을 만족시키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그동안 사안이 터질 때마다 이런 부분을 확실히 정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의당 여성본부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요구한 것도 당내 갈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의 분출을 ‘분열’로 여기는 진보 정당의 딜레마에서도 심 대표 사과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에선 금태섭 전 의원이나 박용진 의원의 발언을 소신으로 여기지만, 정의당의 경우엔 이를 분열이나 갈등 조장으로 바라보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문제를 일단락지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심 대표가 사과를 했던 것인데 오히려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기성 운동권 세대인 심 대표가 청년 세대에 대한 이해나 감수성이 부족한 탓에 대리 사과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지도부의 메시지가 당내 청년층 및 청년 지지자들과 계속 어긋나면서 당의 세대교체가 사실상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심 대표를 비롯한 당내 다수가 박 전 시장과 같은 세대”라며 “결국 지금과 같은 당의 진통은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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