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후 1시39분 통화한 비서실장 “박원순, 당일까지 피소사실 몰랐다”

국민일보

[단독] 오후 1시39분 통화한 비서실장 “박원순, 당일까지 피소사실 몰랐다”

국민일보 기자와 텔레그램 대화

입력 2020-07-16 04:02
고한석(가운데)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15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실종된 당일인 9일 오전 공관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진 그는 박 전 시장과 마지막 통화 시각을 “낮 1시39분쯤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의 질문에는 “경찰에 다 말씀드렸다”며 답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마지막 통화자 중 한 명인 고한석 직전 비서실장이 “박 전 시장은 사망 당일까지 성추행 피소 사실과 고소장 내용을 정확히 몰랐다”고 주장했다. 경찰이나 청와대 또는 제3의 누군가가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사실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그와 상반되는 주장을 폈다. 고 전 실장은 지난 9일 오전 10시10분 시장 공관에서 박 전 시장과 면담하고 오후 1시39분 사망장소인 북악산 인근에 있던 그와 통화했다.

고 전 실장은 15일 국민일보와의 텔레그램 문자 대화에서 “박 전 시장은 ‘본인과 관련한 내용’이 언론에 공개될 것이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고소장의 구체적 내용이나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밝혔다. ‘본인과 관련한 내용’이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또 “인터넷에서 떠돌던 소위 고소장 내용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9일 오후 1시39분 통화 당시와 오전 10시10분 공관 면담에서 박 전 시장과 나눈 구체적 대화에 대해선 함구했다.

고 전 실장 주장대로라면 박 전 시장이 임순영 젠더특보의 ‘불미스러운 일’ 보고 등 대략적인 정황만을 접하고 피소 사실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뜻이 된다. 이 같이 주장한 고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의 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 재차 이어지자 “확인 불가”라며 말을 흐리기도 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쯤 고 전 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약 3시간반에 걸쳐 조사했다. 고 전 실장은 ‘임순영 젠더특보가 (고소 사실을 박 전 시장에게) 보고한 사실을 알고 공관에 갔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박 전 시장과 마지막 통화 시간을 “(9일 오후) 1시39분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의 질문에는 “경찰에 다 말씀드렸다”며 회피했다.

고 전 실장은 민간에서 일하다 열린우리당 정책기획연구원과 정세분석국장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놨다.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을 거쳐 올해 별정직 공무원인 서울시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지난 9일 박 전 시장이 숨지면서 규정에 따라 이달 10일 당연 퇴직 처리됐다.

앞서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피해자 A씨가 8일 고소장을 접수하기 1시간30분 전인 오후 3시 박 전 시장의 집무실로 찾아가 “불미스러운 일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8일 오전 외부 관계자로부터 ‘박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이를 알아보기 위해 오후 3시 박 전 시장에게 여쭤봤다”며 “피소 사실을 박 전 시장에게 보고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임 특보는 8일 박 전 시장과 민선 구청장 만찬 등 일정이 이어져 오후 11시에야 박 전 시장과 임 특보 등이 공관에서 회의를 열었다고 했다. 회의는 15분 정도였다. 임 특보는 “이 자리에서도 나와 박 전 시장은 피소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또 임 특보는 “오전부터 언론 등을 통해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이를 비서실장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에 고 전 실장은 “나는 1시39분 시점에서 고소장이 접수되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9일 오전 10시44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9분 뒤 약 1.8㎞ 떨어진 와룡공원에 도착했고, 오후 2시42분쯤 와룡공원 근처에서 누군가와 마지막 통화를 했다. 다음날 0시쯤 북악산 숙정문과 삼청각 사이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주환 강보현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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