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윤석열 대망론

국민일보

[한마당] 윤석열 대망론

오종석 논설위원

입력 2020-07-24 04:05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최근 실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14.3%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23.3%), 이재명 경기지사(18.7%)에 이어 3위다. 야권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 상승 추세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윤석열 대망론’이 나오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2월 자신을 대선 주자 후보 명단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본인은 물론 대검도 전혀 그런 요청을 안 한다.

윤석열 대망론은 일단 현 정치권에서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등장했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칼잡이인 윤 총장은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합류하면서 현 정부 출범에 상당히 기여했다. 하지만 조국 수사 등으로 문재인 정권과 대척점에 서면서 언제부턴가 보수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그의 은근한 정치적 언행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주요 현안이 있을 땐 검찰 특수수사통이 수사하면서 종종 활용하는 여론을 이용한다. 특히 그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그가 전문수사자문단을 추진하고 전국 검사장회의를 소집한 것 등은 여론을 의식한 상당히 정치적인 행위였다는 평가가 많다.

지역성도 그의 대망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그의 부친과 조부가 논산·공주 출신이라는 이유로 ‘충청 대망론’과도 맞물린다.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월 충남 공주에서 의정 보고회를 하며 ‘공주 출신 윤석열 손발 자른 검찰 대학살, 국민은 분노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윤 총장은 25일 취임 1년을 맞는다.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그에게 검찰총장으로서의 존재감보다 정치적 이미지가 더 부각되는 것은 검찰 조직은 물론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윤 총장 대망론이 확산되면 확산될수록 검찰은 더 심하게 정치권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윤 총장이 엉뚱하게 대망론에 휩쓸리지 말고 남은 임기 동안 검찰 수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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