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상황… 교회는 회개하고 주님 앞에 나와야”

국민일보

“팬데믹 상황… 교회는 회개하고 주님 앞에 나와야”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주는 메시지, 차별금지법 대응 등을 말하다

입력 2020-07-29 00:07 수정 2020-07-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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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크로스로드 대표(왼쪽)와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가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예배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교회의 대응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대처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 참석자
정성진 목사 크로스로드 대표
오정현 목사 사랑의교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국교회와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정성진 크로스로드 대표와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를 지난 24일 서울 사랑의교회 예배당에서 만나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주는 메시지, 차별금지법 대응, 신앙 계승 방안 등을 들어봤다. 정 목사는 15년째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으며, 오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의 미자립교회를 돕는 교회자립개발원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성진 목사=코로나19 이후 교회에 적잖은 변화가 있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대형교회는 괜찮지만, 작은교회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코로나19에 능동적으로 대처한 교회는 살아나고 예전 방식을 고수하면 위기를 맞게 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비대면 온라인 시대 급변하는 분위기에서 복음을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처럼 60대 이상의 남성 장로들이 모여 대응하면 답이 나올까. 그런 생각의 속도로는 어렵다. 코로나19 시대 교회는 당회 구조보다는 전 연령대를 망라한 운영위원회 구조로 가는 게 맞다.

오정현 목사=코로나19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위기라고 한다. 위기는 기회다. 위기 앞에 교회가 어떤 결정을 하려면 신학적으로 건강한가, 목회적으로 진정성이 있는가, 선교적으로 적절한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기독교 역사상 흑사병 장질부사 등 큰 질병이 지나간 후 부흥이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성경의 절대적 진리와 권위 인정, 성령님의 능력과 주권 인정, 거룩한 공교회의 중요성, 세계선교의 절박성, 평신도 사역의 소중성, 성경적 가정의 가치수호라는 원칙을 견고히 붙들고 부흥을 준비해야 한다.


정 목사=공교회성을 말씀하셨는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공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모든 교회를 말한다. 개 교회주의가 강한 한국교회는 이 부분이 부족하다. 어떤 일을 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때 한국교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지, 어머니 같은 교회를 세우는 일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성을 지닌 신자, 목회자가 된다. 문제는 생계 위기에 놓인 교회가 수천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는 것이다. 당장 몇 개월 치 임차료를 지원해 임시로 도울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 많은 교회가 문을 닫고 교단은 기존 행사는 규모를 줄이고 있다. 모든 역량을 작은교회를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샛강이 살면 큰 강이 살 수 있다. 출석 성도가 300명만 넘어도 상위 10% 안에 드는 ‘대형교회’다. 그런데 초대형교회를 바라보며 비교의식에 빠지니 ‘300명 넘는 교회는 작은교회’라는 패배의식에 빠지는 것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300명 교회는 다른 교회를 도울 수 있는 큰 교회다. 하루빨리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오 목사=교단의 작은 교회를 4년간 섬기고 있다. 최근 대형교회 목회자 여럿이 모였는데, 교계가 중복투자를 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각 교회가 잘하는 부분에 집중 투자하고 중복으로 투자되는 부분은 누수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은 교회를 살리고 공교회성을 위한 ‘은혜의 몸집 줄이기’가 본격화될 것 같다.

정 목사=안타깝게도 교회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 선교사 후원금부터 끊는 게 현실이다. 교회마다 몸집을 줄이다 보면 기독교 기관에 수혈이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교회 생태계가 잘못될 수 있다. 지방은 빼고 근육은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기존 신자를 붙잡아두는 ‘관리형 목회’는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관리형 목회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세상의 희망이다. 그래서 거룩한빛광성교회 목회를 할 때 표어를 ‘사랑의 실천으로 퍼주다가 교회가 망해도 성공이다’라고 잡았다. 힘껏 퍼서 주는 교회가 돼도 망하지 않는다. 사도행전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고 나오기 때문이다. 이것은 산상수훈에 나온 팔복과 동떨어진 성경 본문에 나오지만 제9의 복이라고 할 수 있다.

오 목사=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에서 두 가지 원칙을 붙들어야 한다. 첫째, 죄로 오염된 것을 회개하고 주님 앞에 나아가는 것이다. 둘째, 이번 기회를 주변에 고통을 당하는 이웃과 형제들을 돕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예배가 살아야 하고 말씀훈련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교회의 꿈과 사명이 빛이 나야 한다.

사랑의교회는 최근 보건 당국으로부터 확진자 한 분이 예배에 참석했다는 통보를 받고 선제적으로 2주간 예배당 출입을 제한하고 모든 현장예배와 사역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번에 확진자가 된 성도의 회복과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애간장을 타며 기도했다. 성도 가운데 추가 감염사례가 나오지 않은 것에 감사하다. 코로나19 사태 속 정부가 교회를 마치 가해자인 것처럼 몰아간 것은 잘못이다. 정부도 교회의 희생과 헌신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정 목사=교회 밖에서 소그룹 모임이 역동적으로 돌아가다 보니 정부가 여러 종교 중 교회를 가장 경계한 것 같다. 소그룹 금지 행정지침 사태를 보면서 교계가 사회와 소통하는 창구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고 보니 실컷 얻어맞고 사후 약방문 하는 격이었다. 천주교나 불교와 달리 개신교를 때리면 한쪽은 반발하지만, 한쪽에선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독교가 하나의 창구를 갖는 것은 여전히 큰 숙제다. 그 과정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이 나름대로 역할을 잘 해줬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교계의 반발이 크다. 차별금지법은 성경적 가치, 건강한 인류사회의 가치에 반한다. 전국의 교회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설득해 차별금지법 제정이 당론으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과거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이재훈 유기성 김양재 목사 등이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다. 교계는 17개 광역시도 및 전국조직으로 대처해야 한다. 만약 차별금지법에 동의하면 반드시 낙선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오 목사=차별금지법은 신앙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심대한 문제다. 차별금지법의 본질은 동성애, 동성혼의 문제에 있다. 동성애, 동성혼 문제가 들어오면 생명의 역사가 사라진다. 사실 ‘차별 금지’는 긍정적이고 마땅히 따라야 할 사회 규범이다. 그런데 차별금지법은 이런 좋은 용어를 이념적·정치적으로 왜곡하고 종교의 자유를 제한한다.

저들이 주장하는 차별금지, 정의, 인권, 평등 등은 용어전략으로 특정 정파나 이념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언어의 희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125명의 기독교 국회의원도 전면에 나서야 한다. 만약 국회와 정부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고 한다면 정치적으로 순수했던 성도들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정 목사=오늘 우리가 누리는 예배당은 선대의 저력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을 계승 발전시키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파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교의 촛대가 옮겨진다고 다들 우려하지만,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중 가장 역동적인 힘을 갖고 있다. 결국, 우리가 선대의 신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때 세계교회의 역동성이 살아난다.

오 목사=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사회적 거리를 두고 예배드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우리는 지금의 예배당이 있도록 희생과 헌신을 한 신앙 선대에 감사해야 한다. 후대는 신앙의 선대가 남겨준 헌신과 기도 말씀 찬양의 자본을 살려야 한다.

사랑의교회는 새로운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랑글로벌아카데미(SaGA)를 설립해 ‘영적 집현전’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또한, 전 성도들이 매 주일 말씀으로 선포되는 스가랴 강해를 통해 ‘함께 재건’의 결단을 한다. 교회 사명과 예배의 중요성을 잃지 않기 위해 복음의 초심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교회와 함께 영적 회복의 반전을 이루고자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예배당에서 ‘여름 특별 수양회’를 개최한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