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에너지 정책 ‘모순’ 고집 땐 국제적 신뢰도 추락할 것”

국민일보

“韓 에너지 정책 ‘모순’ 고집 땐 국제적 신뢰도 추락할 것”

전문가 “사양산업 투자 혈세 낭비”

입력 2020-08-01 04:03

국내외 환경·에너지 전문가들은 현재 문재인정부가 ‘정책 충돌’로 인한 모순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이른 시일 내로 에너지 정책의 모순을 깨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국제적 신뢰도마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무리한 사업 강행은 한국전력공사 등 전력 공기업의 손실을 키워 국내 에너지산업뿐만 아니라 국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31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이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30일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기후환경 변화와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같은 날 한전은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 자와 9, 10호기 건설사업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양 캠페이너는 “한국 정부가 얼마나 기후위기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국제사회의 노력을 얼마나 역행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은 날이 갈수록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손실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산업 투자는 수익성이 낮은 사양산업이라는 시장 판단에 따라 갈수록 줄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전 세계 석탄화력발전 확정투자결정(Final Investment Decision) 규모는 80% 가까이 감소했다. 2018년 전력설비 투자의 16%만이 화력발전 방식이다.

크리스틴 시어러 글로벌에너지모니터 연구원은 “석탄 같은 사양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라며 “한국 정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청정에너지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태양광·풍력발전 비용이 급격히 하락한 현 시점에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환경 기준이 느슨한 나라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하는 것은 ‘더러운 에너지’를 수출하고 국가 간 불평등을 키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무리한 사업 강행은 오히려 국민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 캠페이너는 “사양산업인 석탄화력발전에 공적 금융기관까지 동원되고 있다. 조 단위의 막대한 공적자금까지 투입하고도 실제로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다면 국민 혈세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낭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그린 뉴딜 종합계획이 현재로선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도 나온다. 양 캠페이너는 “정부가 종합계획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넣지 않았다. 재생에너지 확대, 탈석탄 전략도 부재하다”고 주장했다.

권민지 기자, 세종=전성필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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