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장대은 목사] “책 읽는 부모가 자녀의 히든 커리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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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장대은 목사] “책 읽는 부모가 자녀의 히든 커리큘럼”

‘크리스천 엄마의 독서수업’ 펴낸 장대은 도서관교회 목사

입력 2020-07-3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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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은 도서관교회 목사가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의 교회 부속 호도애작은도서관에서 독서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서점가에선 어린이·청소년을 겨냥한 ‘○○○ 독서법’이란 제목의 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에 들어가는 표현은 다양한데, 주로 학교 성적 향상에 관한 내용이다. 자녀보단 부모가 책 구매에 열성인 것도 공통점이다. 독서가 성적 향상의 수단이 된 현 세태가 반영된 현상이다.

이런 면에서 장대은(48) 도서관교회 목사가 최근 펴낸 ‘크리스천 엄마의 독서수업’(생명의말씀사)은 별다르다. ‘기독교 교육이 잃어버린 독서를 회복하고, 기독교인의 독서 태도를 새롭게 하기’에 초점을 맞춘다. 그를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의 교회 부속 호도애작은도서관에서 만났다.

장 목사는 20여 년간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독서법을 알려온 독서전문가다. 도서관 자료분류 방법인 한국십진분류법(KDC)을 활용해 독서 계획을 세우는 ‘십진분류 독서법’과 주제별 책을 넓고 깊게 읽는 ‘박이정(博而精) 독서법’을 창안했다. 1998년 ‘꿈의학교’를 시작으로 기독교 대안학교와 전국 교회에서 독서지도를 했다. 35개국 도서관과 학교, 교육공동체를 탐방한 경험도 있다. 이를 토대로 ‘십진분류 독서법’ ‘새벽에 읽는 유대인 인생 특강’ 등의 책을 펴내면서 이름을 알렸다.


장 목사는 이번 책에서 자신의 독서법 기저에 깔린 ‘기독교 세계관’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이전 책들은 일반 대중을 향해 쓴 터라 독서법만 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독서는 기독교인에게 필수불가결한 행위다. 책은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을 살아간 사람들의 기록’이며 ‘하나님이 뜻을 담아내는 수단으로 택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읽기보다 듣기에 더 익숙하다. 선교사보다 자국어 성경이 먼저 들어온 우리나라지만,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성경 읽기보다 목회자 설교에 더 집중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수동적으로 설교를 듣는 데 만족하다 보면 성도가 ‘어린아이 신앙’에 머물 위험도 커진다. 장 목사는 “교회와 기독교 교육 현장이 놓친 독서를 회복하는 게 제 사명”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 교육목사 역할을 한다는 마음으로 지금껏 독서 전문 사역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장 목사가 책에서 수차례 강조하는 말은 “책 읽는 부모가 자녀의 히든 커리큘럼”이다. 자녀 스스로 독서의 가치를 발견하기 전, 부모가 먼저 책 읽는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다. 여기서 환경은 책 읽는 부모뿐 아니라 책에 관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가정을 뜻한다. 장 목사가 “부모부터 정기적으로 독서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그는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자기 발전을 위해 꾸준히 독서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권했다.

자녀에게 독서 동기부여가 됐다면 다음 단계는 평생 독서습관을 세워주는 것이다. 장 목사는 이때 “부모의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했다. 책으로 자녀가 관심 분야를 찾고, 나아가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얻도록 부모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외부의 도서추천 목록 대신, 자녀의 관심사가 담긴 책부터 읽히는 게 낫다고 했다. 그게 고전이나 성경이면 바람직하지만, 만화책이어도 나쁠 건 없다. 오히려 만화책으로 독서의 재미를 알게 하되, 자녀 주변에 만화책과 비슷한 주제를 다룬 줄글 책을 놓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자녀가 관심사를 찾는 것이다. 비록 옳은 행위라도 아이의 동기를 꺾는 일이라면 하지 말라”며 “부모의 기다림과 지도, 사랑 속에서 관심사를 점차 확대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권했다.

초·중·고교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방학을 맞아 기독 학부모에게 권할만한 독서법이 있을까. 장 목사는 “독서의 최종 단계는 글쓰기”라며 “글을 쓰며 독서의 완성에 도전하라”고 답했다. 그는 “쓰기는 말하기와 읽기보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저 책을 읽는 데 그치면 읽어도 삶의 변화가 없는 ‘독서의 배신’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자신의 독서 한계에 도전하면서 조금씩 독서 수준을 높여보라”고 제안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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