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 코로나 항체… 인도 빈민가 세계 첫 ‘집단면역’

국민일보

10명 중 6명 코로나 항체… 인도 빈민가 세계 첫 ‘집단면역’

WHO “집단면역 방역 전략 안돼… 목표 달성 전 사회 무너져” 경고

입력 2020-07-31 04:07
인도 최대도시 뭄바이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지난 5월 코로나19 의료진에게 감사의 박사를 보내고 있다. AP뉴시스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의 슬럼가에서 주민 10명 중 6명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이 형성된 세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뭄바이의 다히저, 쳄부르, 마퉁가 등 교외지역 3곳의 주민 6836명을 대상으로 혈청 조사를 실시한 결과 57%가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까지 확인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항체 보유율이다. 그동안 각국에서 진행한 항체 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민 21.2%(4월 기준), 스웨덴 스톡홀름시민 14%(5월 기준)가 면역력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국립역학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뭄바이의 빈민가가 집단면역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이란 예방 백신을 맞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항체가 생겨 집단 구성원 상당수가 면역력을 갖추게 된 상태를 의미한다. 통상 인구의 50~70%가 감염되면 자연스럽게 집단면역이 생겨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뭄바이 빈민지역 주민들의 항체 보유율은 57%로 거의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앞서 유럽의 선진국 스웨덴이 집단면역 전략을 채택한 바 있으나 다수의 노년층 사망자를 낳으면서도 집단면역 형성에 성공하지 못했다.

뭄바이 빈민가는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 사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80명이 화장실 하나를 같이 쓰며, 9㎡(약 3평) 방에 8인 가족이 사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밀집된 이 지역의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했기에 집단면역 형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구성원들이 어떠한 보호장비 없이 서로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면서 자연스럽게 면역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뭄바이의 빈민가 외 지역에서는 주민의 코로나19 항체 보유 비율이 16%에 불과했다.

노년층이 적고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인도의 인구 구조도 일종의 완충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다. 집단면역 형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년층 사망’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뭄바이 빈민가의 집단면역 형성 소식이 알려진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경고에 나섰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집단면역이 가능하게 되는 수치가 얼마든 그 수치에 도달하기 전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서서히 무너뜨릴 것”이라며 “집단면역으로 방역을 달성하겠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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