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공유… 월세 부담 함께 나눠요”

국민일보

“예배당 공유… 월세 부담 함께 나눠요”

추수교회 김인호 목사 미자립교회들에 공간 제공

입력 2020-08-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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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미자립교회에 공간을 공유하는 서울 추수교회 예배당 모습. 신석현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자립교회는 성도 수 감소와 월세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처했다. 이들을 위해 교회 문을 열고 자립을 돕는 교회가 있다. 서울 서초구 추수교회(김인호 목사)다. 추수교회는 높은 임대료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를 위해 예배당을 공유한다.

김인호 목사는 주일이나 교회 모임을 할 때가 아니면 비어있는 교회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던 중 경기도 김포 코워십스테이션의 사례를 접했다. 코워십스테이션은 8개의 교회가 함께하는 공유 예배당이다(국민일보 7월 30일자 25면 참조). 김 목사는 코워십스테이션을 시작한 김학범 김포명성교회 목사를 찾아갔고, 지난달 SNS를 통해 예배당 공유를 알렸다.

그는 3일 “많은 교회와 교단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에 월세를 지원했는데, 필요한 일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순 없다”며 “예배당 공유는 목회자와 성도가 조금의 불편만 감수하면 여러 교회를 살릴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예배당 공유는 교회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셀교회를 지향하고 전파해 온 김 목사의 목회 철학과 맞닿아 있다. 추수교회 역시 셀교회로 출발했다. 2001년 김 목사의 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11명의 공동체로 시작해 성도가 운영하던 영어학원을 거쳐 지금의 공간으로 왔다. 지인도 가족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개척했지만, 현재 100여명의 성도가 함께 예배드린다. 그는 “교회는 건물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성도들의 교제와 모임”이라며 “땅 사고 건물 짓는 전통적 방식의 개척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책상 TV 화이트보드 등이 마련된 교회 내 다목적실. 신석현 인턴기자

추수교회가 공유하는 예배 공간은 소박하지만 작은 교회들이 예배하고 모임을 하기에 충분하다. 최대 120명이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예배당, 다목적실 교육실 소그룹실 등의 복합공간, 40여명이 모일 수 있는 카페도 공유할 수 있다.

대상은 교단 상관없이 성인 성도 20명 내외의 미자립교회다. 추수교회가 예배하는 주일 오전 11시를 제외한 시간대를 2시간씩 나눠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교회의 월세는 그대로 추수교회가 부담하고, 월 사용료 10만원만 내면 된다. 김 목사는 “각 교회의 공동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회 간 성도 교제는 지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는 예배당 공유를 넘어 목회 훈련까지 지원함으로써 재정적 자립과 신앙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김 목사는 서울신학대 겸임교수로 교회 개척과 셀목회 등을 강의했다. 현재 여호수아훈련원에서 매주 목회자 훈련을 하고 있다.

예배당 공유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김인호 추수교회 목사. 신석현 인턴기자

김 목사는 “공유 예배당을 사용하면 월세 부담이 들지 않으니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그러면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며 “앞서 개척하고 목회해 온 선배로서 교회와 목회자 가정의 회복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했다. 이어 “추수교회가 목회자들이 한 짐 내려놓고 자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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