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의학 칼럼] “물이 주인 만나자 얼굴이 붉어졌도다”

국민일보

[성경 의학 칼럼] “물이 주인 만나자 얼굴이 붉어졌도다”

입력 2020-08-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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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세기 1장 27절 말씀이다. 이 말씀을 통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능력에 대해 생각해보자.

따듯한 봄날 한 걸인이 목에 푯말을 걸고 구걸하고 있다. 푯말에는 “저는 앞을 보지 못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안타깝게도 적선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게 아닌가. 행인들은 푯말만 힐끗 보고 지나칠 뿐이었다.

갑자기 한 사람이 다가와 푯말 뒷면에 몇 자를 쓰고는 가버렸다. 행인들이 돈을 주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동전이 수북하게 쌓였다. 푯말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봄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봄을 볼 수가 없네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새롭게 적힌 문장에는 창의성과 감동이 담겼다. 심금을 울리는 문장이 행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200여년 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문제는 칠판에 적혀 있었다.

“예수님이 물로 포도주를 만든 기적에 담긴 종교적이며 영적인 의미를 서술하시오.”

강의실에는 답을 써 내려가는 소리만 들렸다. 다들 분주하게 문제를 푸는데 한 학생이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시험이 끝날 시간이 되자 감독관이 학생에게 다가가 “뭐라도 써야 하지 않을까”라고 나무랐다. 그제야 학생은 답안지에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단 한 줄을 썼을 뿐이었다.

“물이 자신의 주인을 만나자 얼굴이 붉어졌도다.”

창의적인 답이다. 이런 답을 쓴 사람은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이었다. 창의적인 사고는 사람들에게 이처럼 감동을 준다.

창의성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다. 학창 시절 급훈은 대동소이했다. ‘근면, 성실, 협동, 책임’ 등이었다. 최근에는 이런 급훈을 찾기 힘들어졌다. 대신 ‘혁신과 창조, 창의성’ 같은 단어가 급훈에 들어간다. 그만큼 시대가 바뀌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02년부터 각 학교에 내린 지침이 있다. “이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창의성입니다. 모든 학교마다 창의성을 키우는 데 필요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기업도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먼저 창의성을 본다고 한다. 인사담당자의 말을 들어보면 학벌이나 어학시험 점수, 자격증만 많이 가진 신입사원은 업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기저기서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그런데 창의성은 기독교인들에게는 낯익은 덕목이다. 바로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형상의 일부인 창의성을 이미 주셨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굳이 창조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새로운 걸 찾아내는 능력이기도 하다.

아브라함은 모래밖에 없는 광야에서 별과 같은 후손을 봤다. 미켈란젤로는 대리석 덩어리에서 다비드를 캐냈다. 창의성이란 우리가 매일 만나고 대면하는 남편과 아내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엿보는 능력이다. 일상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능력인 셈이다.

하나님이 주신 창의성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 지치고 무기력한 나의 삶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발굴해 내는 능력이다. 창의성은 현실에만 안주하지 않는다. 미래를 꿈꾸며 비전을 바라보는 능력이다. 불가능한 상황에서 가능성을 찾아내는 용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창의성은 한계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시각이다.

이미 여러분에게는 창의성이 있다. 오늘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 지치고 좌절했다면 이미 주어진 창의력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꿈꾸길 바란다.

이창우 박사 (선한목자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