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유튜브의 ‘뒷광고’

국민일보

[한마당] 유튜브의 ‘뒷광고’

한승주 논설위원

입력 2020-08-10 04:05

유튜브는 힘이 세다. 유명 스타일리스트가 추천한 옷이나 가방은 품절되고, 먹방 유튜버가 맛있다고 한 식당은 하루아침에 맛집이 된다. 어떤 유튜버가 소개하는 책은 이내 베스트셀러가 된다.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시대, 유튜브의 영향력은 점점 세지고 있다. 요즘 10대들은 10명 중 7명이 유튜브로 정보를 검색한다. 이렇다 보니 본인이 만든 콘텐츠를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유튜버는 인기 직업이 됐다. 초등학생 장래 희망 5위에도 올랐다. 인기 유튜버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수입도 월 몇 천만원이 넘는다. 공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일 거다. 최근 유튜브의 ‘뒷광고’ 논란에 구독자들의 배신감이 이렇게 큰 것은. 믿고 본 콘텐츠가 사실은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광고였던 것이다. 뒷광고란 유튜버가 돈을 받고 홍보하는 것임을 밝히지 않고, 내 돈 주고 내가 산 건데 너무 좋다고 광고하는 행위를 뜻한다. 연예인 스타일리스트인 한혜연이 힘들게 구했다며 소개한 신발은 광고비 수천만원을 받은 제품이었다. 가수 강민경도 광고비를 받고 홍보하는 제품을 직접 사서 쓰는 것처럼 속여 논란이 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유명 유튜버들이 사실은 그동안 뒷광고였음을 밝히고 줄줄이 자숙에 들어갔다. 급기야 구독자 268만명을 보유한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은 은퇴를 선언했다.

유튜버의 엇나간 거짓말은 개인의 양심이나 도의적인 책임에 맡길 차원이 아니다. 이는 명백한 법규 위반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규칙에도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처벌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유튜버에게 책임을 물릴 방법이 없었다. 공정위가 9월부터 이를 단속하겠다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금전적 대가를 받고 후기를 올릴 때 광고임을 명확하게 기재하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단속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유튜버들의 마음가짐이다. 영향력이 클수록 책임감도 커야 한다. 최근 일련의 논란이 유튜브에서 뒷광고를 없애는 확실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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