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2030, 자나깨나 주식·부동산 생각 뿐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국민일보

절박한 2030, 자나깨나 주식·부동산 생각 뿐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증권사는 이들 세대를 귀빈 대접

입력 2020-08-10 00:04 수정 2020-08-10 00:04
주식투자 유튜브 채널 ‘린지와 소공’을 운영하는 김신아씨가 서울의 한 카페에서 자신이 쓴 책 ‘직장인 100만원으로 주식투자하기’ 관련 원고 작업을 하고 있다. 김신아씨 제공

“동학개미운동 이후 구독자 수가 한 달 만에 1만명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주식하면 망한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모두가 주식 얘기를 하니까요.”

주식투자 유튜버 김신아(30)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변동장 이후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8년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주식투자 채널 ‘린지와 소공’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회사에서도 주식이 계속 신경쓰여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다’ ‘본격적으로 수익 실현을 하고 싶다’는 젊은 구독자들의 말에 지난 4월 자산관리 업무도 시작했다. 김씨는 9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주식 열풍 덕분에 지난해 출간한 책 ‘직장인 100만원으로 주식투자하기’도 최근 7쇄까지 찍었다”고도 말했다.

전 연령대에서 주식·부동산 열풍이 부는 가운데 2030세대의 투자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젊은 층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돈 벌 기회는 지금 밖에 없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투자에 적극 뛰어든다. 디지털 수단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수많은 채널에서 정보를 획득해 투자 ‘열공’에 몰두하고 있다.

2년 전 직장생활을 시작한 회사원 황모(30)씨는 매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조회수가 높은 글을 읽으며 아침을 시작한다. 회원 수 119만명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 카페는 최근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더 유명해졌다. 황씨는 “아직 자금이 부족하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당장 집은 못 사겠지만 수년 안에는 반드시 구입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집을 사려는 친구 따라 임장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초년생 조모(26)씨는 20, 30대만 입장할 수 있는 주식투자 오픈채팅방 여러 곳에 들어가 있다. 이 채팅방에선 자신이 관심 있는 종목을 밝히고 한 달에 한 번씩 투자에 유의미한 정보를 올려야 한다. 주식 관련 초보적인 질문을 하더라도 익명으로 운영되니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2030 세대만을 대상으로 한 카카오 오픈채팅방은 현재 50여개 개설된 상태다. 최근 지인 중에는 SNS에 주식 투자 현황을 올리는 사람도 생겼다. 조씨는 “만나면 대화의 반절이 주식 얘기다. 이제 하나의 유행 수준”이라고 했다.


2030세대의 주식·부동산 투자 열풍에 증권사들도 이들을 귀빈 대접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개설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젊은 층인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처럼 젊은 층이 주식·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2030세대는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지금을 다시 오지 않을 ‘투자의 기회’로 보고 있다.

보고서 ‘밀레니얼 세대, 신(新) 투자인류의 출현’을 집필한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주택 구입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지면서 2030세대가 부동산 투자에 더욱 절실해진 것”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주택 구입을 1순위로 꼽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서는 “초저금리로 예전처럼 저축으로만 자산을 축적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금융투자를 위험하게 생각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수익을 보겠다는 인식이 젊은 층에서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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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1‘달러 바주카포’에도 돈맥경화… ‘자산 버블’ 더 커졌다
▶②-2금융위기 때는 ‘애플’로… 코로나에 풀린 돈은 ‘테슬라’로
▶③“증시 상승세 지속… ‘성장 기대감’ 주는 기업에 투자하라”

조민아 양민철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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