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어르신들 인형극 보고 은혜받았다 말해줄 때 보람”

국민일보

“농촌 어르신들 인형극 보고 은혜받았다 말해줄 때 보람”

인형극단 ‘모난돌’ 대표 김석환 목사

입력 2020-08-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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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단 모난돌 대표 김석환 목사가 지난 4일 경기도 부천 기쁨의교회에서 인형극 ‘잡초 어떻게 뽑았나’를 공연하고 있다. 부천=강민석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문화사역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작은교회에 문화사역은 여전히 큰 부담이다. 이들을 위해 인형극과 모노드라마 공연을 하는 인형극단 모난돌의 대표 김석환(60) 목사가 나섰다. 김 목사는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농촌교회와 문화사역자 초청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미자립교회를 위해 이번 달부터 재능기부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 목사가 주로 하는 공연은 인형극 ‘잡초 어떻게 뽑았나’와 모노드라마 ‘녹슨 세 개의 못’이다. 특히 ‘잡초 어떻게 뽑았나’는 4000회 이상 공연한 그의 대표작이다. 마귀에게 현혹된 아버지가 주인공 민철의 신앙생활을 방해하지만, 민철의 기도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끄심을 통해 아버지를 전도하게 되는 내용이다.

문화사역자인 김 목사 역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다. 많을 땐 월 20회 이상 공연했지만, 지난 3~7월엔 1회도 하지 못했다. 이번 달부터 조금씩 공연 문의가 들어오자 김 목사는 사역 재개와 동시에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문화사역자가 어려움을 겪은 것만큼 농촌교회와 미자립교회도 문화적으로 위축됐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도시는 교회가 아니라도 문화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지만, 농촌은 어르신들조차 인형극을 처음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이 즐거워하고 은혜받았다고 말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재능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올해로 36년째 기독교 문화사역을 펼쳐온 김 목사는 매년 40% 이상의 공연을 농촌교회와 미자립교회, 복지관 등에서 무료로 해왔다. 하지만 김 목사가 정말 빈손으로 돌아온 적은 드물었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마늘 양파 해바라기씨 등 교회 사정에 맞게 나눌 수 있는 것들을 인심 좋게 챙겨줬다.

김 목사가 활발히 재능기부를 펼칠 수 있는 배경엔 가족이 있다. 공연 때 입는 옷은 모두 아내의 작품이다. 혼자 공연하는 김 목사를 위해 아들이 함께 다니며 돕기도 했다. 그는 “몇 년 전 아들이 아내에게 ‘돈도 안 되지만, 30년 넘게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는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말한 걸 들었는데 참 감사했다”며 “가족의 적극적인 지지가 아니었다면 사역을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교회들이 조금의 부담도 없이 불러주길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개척 경험도 있는 김 목사는 누구보다 작은교회의 사정을 공감한다. 김 목사는 “유료든 무료든 사역을 유지하는 게 충성된 종으로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재능기부는 저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며 “물 한잔만 줘도 좋고, 아이들이 1~2명밖에 없어도 좋으니 미안해 말고 편하게 불러 달라”고 당부했다.

부천=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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