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소홀해질 우려” “사도 바울을 보라”

국민일보

“목양 소홀해질 우려” “사도 바울을 보라”

[목사이중직, 현실과 교회법 사이] <중> 전면 허용 공론화 뜨거운 ‘찬반 논란’

입력 2020-08-12 00:01 수정 2020-08-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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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이중직 전면 확대에 대한 논의는 현재 진행형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총대들이 지난해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안건을 심의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미자립교회 목사에 한해 이중직을 허용하는 현재의 제한적 목사 이중직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교회 규모와 관계없이 원하는 목사는 누구라도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주로 현역 이중직 목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의견이다.

하지만 목사 이중직을 전면 허용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직업을 구하지 않아도 되는 자립교회 목사까지 불필요하게 주변의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장신대 명예총장 정장복 목사는 1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노동하며 목회하는 이중직 목사를 비판할 이유는 없다”면서 “다만 목사 이중직을 전면 허용할 경우 ‘목사는 성직’이라는 마지막 보루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목양을 해야 할 목사의 영역이 빠르게 무너지고 직업의 영역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실 영남신학대 교수도 “목사 이중직 전면 허용 이후에는 이미 자립한 교회 목사들까지 구직 현장으로 떠밀리고 목사들의 사역 안정성도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취지는 좋지만, 법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이중직 제도도 교단별로 직종의 건전성을 심사하는 기구를 설치해 행정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근본적인 해법은 목사 수급 조절과 안정적 목회를 할 수 있도록 교단과 노회가 미자립교회 목사를 지원하는 ‘목회 안전망 구축’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채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장도 교회의 혼란을 우려했다. 한 총회장은 “목사 이중직 제도를 전면 허용하면 교회에서 목사를 청빙할 때 기본적으로 목사의 생활을 교회가 책임진다는 원칙까지 무너질 수 있다”면서 “우리 교단의 경우 목사 이중직을 허락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논의가 되더라도 반드시 여러 변수를 살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면 허용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사도 바울의 사례를 신학적 근거로 든다. 사도행전 18장 2~3절에는 “그가 그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이달리야로부터 새로 온지라 바울이 그들에게 가매 업이 같으므로 함께 거하여 일을 하니 그 업은 장막을 만드는 것이더라”고 기록돼 있다. 사도 바울은 직업적으로 장막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목사 이중직 전면 허용을 오히려 새로운 목사상을 정립하는 기회로 삼자는 제안도 나온다. 카페 교회를 운영하는 이길주 길목교회 목사는 “목사 이중직 전면 허용은 모든 목사에게 이 악한 시대에 복음을 제대로 전하라는 메시지”라면서 “부흥의 단맛에 취해 아직도 교회 안에서만 머뭇거리는 목사들에게 사회라는 선교지를 향해 걸어가라는 당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삶의 현장에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목사상을 새롭게 정립한다면 목사 이중직을 전면 허용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창일 김아영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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